[단독]결함논란 '수리온'…이번엔 영상표시장치 이상

조종사 영상표시 화면(HMD) 심볼 떨림 현상 발생
방사청·KAI "보조동력장치 이상 전류 때문, 필터장착 해결"
"엔진 작동시엔 떨림 없어, 비행 안전과는 무관" 설명
시제1호기에 테스트 후 필터 장착 형상 변경 결정
  • 등록 2016-06-08 오전 6:30:00

    수정 2016-06-08 오전 6:30:00

[이데일리 김관용·최선 기자]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에서 기체 골격이 깨지고 전방 유리에 금이 가는 결함이 발견된 데 이어 조종사 헬멧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기기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과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개선책을 마련해 향후 양산기에 적용하기로 했다.

7일 방위사업청과 KAI는 수리온 조종사가 착용하는 ‘헬멧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elmet Mounted Display·이하 HMD)의 심볼 떨림 현상이 발생해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HMD는 안경처럼 쓰는 영상표시장치로 조종헬맷에 탑재된다. 조종 계기판과 동기화 돼 조종사 눈 앞에 각종 비행 정보 화면을 보여주고 적외선 관측기 영상 등을 제공한다. 수리온의 HMD는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Elbit System)사 제품이다.

이번 문제는 HMD가 보여주는 화면 중 주조종사와 부조종사 간 동일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라인 오브 사이트’(line-of-sight) 기능에서 발생했다. 두 조종사 간 시선이 일치했다는 표시로 화면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심볼이 뜨는데 이 심볼이 위·아래로 움직여 시야를 방해한 것이다.

보통 헬기는 이륙 전 보조동력장치(APU)를 통해 시동을 걸어 각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이상이 없을 경우 엔진을 가동해 이륙한다. 방위사업청과 KAI에 따르면 HMD 심볼 떨림 현상은 보조동력장치를 통해 시동을 걸고 기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엔진 작동시에는 떨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리온 헬기의 헬멧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장치인 엘빗시스템社의 ‘Anvis-Hud’ HMD 착용모습과 영상표시 화면 [엘빗시스템 홈페이지]
KAI 관계자는 “HMD 심볼 떨림 현상은 보조동력장치로 시동을 건 후 기내 에어컨을 최대치인 3단(High)까지 가동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수요처에 헬기를 공급하기 전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시동을 걸면 보조동력장치에서 생긴 이상전류가 HMD 심볼을 떨리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비행 중에는 발생하지 않아 비행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방사청과 KAI는 보조동력장치에 이상전류를 막는 필터를 달아 HMD 심볼 떨림 현상을 해결했다. 해병대에 공급하기로 한 상륙기동헬기에 필터를 달아 확인 시험까지 마친 상태다. 방사청은 현재 양산된 수리온 기체와 형상이 가장 비슷한 시제 1호기에 추가로 이를 적용해 테스트할 계획이다.

현재 시제 1호기는 결빙 환경에서 어느 정도까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미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6월 초 국내에 복귀한다. 방사청은 시제 1호기 보조동력장치에 필터를 달아 HMD 심볼 떨림 현상 해소를 확인한 후 8월 형상통제심의위원회에서 형상 변경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변경된 형상은 3차 양산기에 적용된다.

앞서도 수리온에서 기체 프레임에 균열이 가고 조종석 전방 유리창인 윈드실드가 깨지는 등의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청 조사결과 프레임 균열은 시제기 및 양산기 총 4대 기체의 좌측 프레임에 장착된 진동 흡수기 상부 끝단에서 발생했다. 윈드실드의 경우에는 외부물체의 충격으로 피로가 누적돼 일부 기체에서 금이 가는 현상이 확인됐다. 방사청은 프레임에 보강재를 덧대고 윈드실드에 강화 필름을 부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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