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맹점업계, 5년만에 수수료율인상 협상

카드사 "연간수수료 3.9조~4.4조 손실..인상해야"
가맹점업계 "카드사 부실 떠넘기려는 부당행위" 반발
  • 등록 2004-04-18 오후 4:57:08

    수정 2004-04-18 오후 4:57:08

[edaily 조진형기자] 카드사들의 가맹점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 압력으로 수수료율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5년만에 카드사들과 가맹점 대표들이 소비자단체의 중재하에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그러나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이른 시간내에 타협점을 찾을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일 카드업계와 가맹점업계등에 따르면 비씨카드,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의 가맹점 업무담당자와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 등 가맹점 대표, 시민단체 회장 등 소비자 대표가 19일 한국전산원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적정성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카드업계에서는 비씨카드, 삼성카드, LG카드(032710), 국민카드, 외환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 가맹점 업무담당자가 참석할 예정이고 가맹점 대표로는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 체인스토어협회, 프랜차이즈협회, 백화점협회, 대한의사협회, 음식업중앙회, 한국주유소 협회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대표로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재옥 회장, 가톨릭대 김경자 소비자 주거학과 교수, `소비자 리포트` 송보경 대표 등이 자리를 같이할 계획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주최로 열리는 이날 간담회는 지난 99년 YMCA주최로 열렸던 이후 처음으로 각계가 두루 모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실태와 적정성, 서로의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합리적인 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카드업계와 가맹점업계 모두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입장차가 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에 앞서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의 연체증가와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주요 수입원이었던 금융서비스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려 근본적인 적자 구조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사별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가 매출의 2.2%~2.5% 수준인데 반해 자금부담과 대손비용, 프로세싱비용을 합한 총원가는 4.7%나 달해 수익 보전이 없는 한 신용판매 매출 발생시마다 2.2%~2.5%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연간 총 신용판매매출 규모가 176조원(2002년 기준)임을 감안하면 가맹점 수수료 3조9000억원~4조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라 가맹점별 원가율에 근거한 수수료율을 조정해야한다고 요구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올초부터 적정 수수료 계산을 위한 원가분석 작업에 나섰고 일부 할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가맹점업계는 "소비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는 카드사 부실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도 없이 단순히 카드사의 부실을 가맹점으로 떠넘기려는 부당행위"라며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가맹점측은 카드사 부실원인에 대한 자구 노력도 없이 외부 가맹점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잘못된 접근방식이라며 이를 시행할 경우 수수료 인상이 판매원가에 반영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결국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또 가맹점에서 원가 상승분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게 되면 제품 질 저하로 소비자 피해는 물론, 사회 간접비용의 상승을 가져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할인점업계은 수수료율을 1%만 올려도 전체 1000억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들고 특히 할인점은 마진이 적은 생필품 판매 위주여서 수수료 인상은 당연히 가격인상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중소형 가맹점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커 중소형 가맹점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들은 평균 영업이익율이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더 이상의 수수료율 인상은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 쇼핑몰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일대일로 수수료율을 인상해달라면 으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올려줄 수 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경기 침체로 다들 적자보전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이전처럼 올려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가맹점업계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이 확연히 다른 만큼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타협점은협상이 얼만큼 합리적이고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민단체와 카드 가맹점업계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에 대한 카드사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지난달 22일 이에 대한 대책마련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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