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부실한 현장실습이 초래한 일자리 미스매칭

  • 등록 2019-01-15 오전 6:21:00

    수정 2019-01-15 오전 7:05:03



[이민수 대진대 학생처장 겸 대학일자리센터본부장] 국내에는 350만개 정도의 기업이 있고 그 기업의 1%에 해당하는 3000개 정도의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하곤 나머지 99%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처우 차이가 커지면서 중소기업으로의 진출을 꺼리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보 비대칭으로 더 많은 학생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70% 정도가 여전히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고 취업준비생 10명 가운데 8명은 중소기업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학생 취업도 짝을 찾는 과정이다. 남녀가 서로 원하는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듯이 취업도 학생과 기업이 조건과 처우가 맞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결혼중매업체가 활성화 되고 있지만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결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마치 인턴제도가 대기업, 공기업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인턴에 선발되어 인턴과정을 거쳐 취업에 이르는 사람은 전체 학생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과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듯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도 재학기간 중에 기업을 비롯한 사회 조직체험을 많이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업과 학생의 만남을 도와주는 제도들이 일학습병행, 현장실습, 직무체험과 같은 이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현실적으로 학생, 기업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않게 운영된다.

일단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실습을 제공하는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고 학생이 원하는 직무를 맺어주기도 쉽지 않다. 현장 실습을 제공하는 기업은 대학 내 교수들의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다 보니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그 마저도 단기간에 학생 매칭까지 이뤄지면서 기업에서 원하는 학생을 매칭하기 보다는 순서대로 배정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교육을 떠맡은 기업 입장에서도 그렇게 해서 오는 학생이 반가울리 없다. 기업 필요에 의한 인력이 아니라 막연히 체험을 위해 배치된 인력이기 때문에 활용할 분야가 없고 윗사람 지시에 의해 학생을 받는 직원에게는 꽉짜여진 자신의 일에 추가된 귀찮고 불편한 일이 된다. 또 학생 입장에서도 뭔가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기대하고 새로운 장소에 설레는 마음으로 갔지만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다.

이렇게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현장실습이지만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모두에게 불편하게 이뤄지는 기업 현장 실습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외 모범 사례에도 답을 찾아야할 것이다.

지인 중 한 분이 늦게 캐나다 이민을 가서 아들을 현지 공과대학에 보냈는데 이 대학은 졸업 전까지 방학 기간중 5차례 기업 실습을 마쳐야 한다. 우리의 경우 재학기간 중 한번의 현장 실습기회도 얻기 힘든데 말이다. 캐나다 기업은 왜 학생들을 앞다투어 받으려고 할까.

좋은 학생을 입도 선매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차세대 인력을 학교에서부터 양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정부 세금정책과 공급하는 학교측과 수요측의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이 이러한 산학협력시스템을 끌어내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 기업들은 직원의 반을 감원할때도 실습학생을 운영하는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할 정도라고 한다.

이를 국내에 적용하면 이렇다. 하나는 기업이 먼저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활용하도록 만드는 당근 정책이고 또 하나는 기업에서 필요한 학생 조건과 실습 인원을 등록하고 학생들은 상시적으로 지원하고 인터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정부혜택에 대한 최종 승인은 학교가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산학협동이 이뤄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기성세대가 차세대인 대학생들이 온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시민철학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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