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지각 변동‥KB국민카드, 점유율 첫 2위

7개 카드사 1분기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국민카드 17.71%..삼성카드와 단 0.04%p
"회원기반 확대..법인·車 강화 등 다각화"
2위 내준 삼성카드 "외형보다 내실·수익성"
  • 등록 2020-06-29 오전 5:00:00

    수정 2020-06-29 오전 9:05:16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최근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시장 기반이 늘면서 올 들어 처음 시장점유율(M/S) 2위로 도약했다. 지난 2011년 KB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한 이래 최초 성적이다. 카드업계 상위권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면서 개별사별로 영업 전략을 차별화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업 7개 카드사(BC카드 제외)의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이용 전체 신용판매(기업구매 제외) 금액은 약 13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6%(2조1089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 1분기 카드사별 전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1.97%(29조3347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카드 17.71%(23조6382억원), 삼성카드 17.67%(23조5910억원), 현대카드 16.28%(21조737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2년 ‘카드 사태’로 옛 LG카드를 인수하면서 2003년 1분기 전체 신용판매로 삼성카드를 약 23억원 차이로 앞지른 이후 격차를 벌리면서 지금까지 17년째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올 들어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신용카드 시장 2위 자리에 오르면서 카드업계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이데일리)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3년 3분기 처음 삼성카드를 제치고 3위(19.39%)에 잠시 오르다가 2014년 4분기 7개사 중 5위(12.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2017년 3분기 현대카드를 역전하고 3위(16.20%)에 올랐다. 국민카드의 점유율은 최근까지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올 1분기 17.71%까지 늘면서 다시 삼성카드를 제치고 분사 이래 처음 2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2000년대 중후반 25%를 넘나들던 점유율이 줄곧 감소세를 타며 최근 17%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 2년 간은 점유율 18%선을 오르내리다가 올 1분기 17.67%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 보다 약 0.04%포인트 근소하게 뒤지면서 3위 자리로 밀려났다.

이 같은 흐름은 양사 간 영업 전략 차이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회원 기반 확대와 사업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기업과 지자체 등 법인 고객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법인 신용카드 취급액이 2017년 1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2000억원까지 빠르게 늘었다. 올 1분기는 3조4000억원으로, 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경우 올해 연간 16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 카드 결제 시 경장사 대비 높은 캐시백률(1.2~1.5%)을 제공하는 등 최근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국민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17년 말 약 1조원에서 지난해 말 2조8000억원까지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최근 경영진이 유지된 안정·지속성이 있었고, 회원 기반 확대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방점을 두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이 없는 지자체 지방세 등 법인 영업을 줄이고 캐시백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 개인 신용판매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카드사 본연의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삼성카드의 올 1분기 개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2위(18.24%, 21.2조원)로, KB국민카드(17.42%)보다 0.8%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 당기순이익(별도 기준) 역시 삼성카드(1118억원)가 KB국민카드(810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더 올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실·효율 중심의 경영기조에 따라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대표적인 출혈경쟁 시장인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캐시백을 줄이면서 이용금액과 자산이 줄었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법인 세금 시장 영업도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위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5.55%에서 올 1분기 16.28%까지 매 분기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회원제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COSTCO)’와 신규 독점 제휴 체결,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강화 등으로 회원 기반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카드사와 달리, 중·소형 카드사의 점유율은 줄면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롯데·우리·하나카드 3사를 합친 올 1분기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26.37%로, 1년 전(27.05%)보다 약 0.68%포인트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9.29%에서 9.61%로 소폭 상승했지만, 우리카드는 9.21%에서 8.68%로, 하나카드는 8.55%에서 8.08%로 각각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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