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려우면 매운맛 찾는다?…'맵부심' 저격 제품 봇물

불닭볶음면보다 두 배 매운 피자, 신라면보다 세 배 매운 컵라면 속속
매운맛 삼각김밥·도시락…청양고추 품은 면교자까지
"경기 어려우면 매운맛 찾는다는 말이 정설된 듯"
세븐일레븐 전년比 작년 매운 제품 매출 신장률 무려 50%
  • 등록 2023-02-04 오전 9:30:00

    수정 2023-02-04 오전 9:3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경기가 어려워지면 매운맛을 찾는다고들 하는데, 요즘 식품업계에선 정설처럼 여겨집니다.”

4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매운맛 음식이 핵심 트렌드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매운맛 제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맵부심’을 자극할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제품 출시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피자알볼로 쏘핫피자.(사진=피자알볼로)


캡사이신, 알리신 등이 포함된 매운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뇌신경을 자극하게 되고 뇌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이로 인해 고통은 사라지고 쾌감이 남아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느낀다. 최근 살인적 고물가 등 먹고 살 고민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운맛 음식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매운 음식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최근 한파도 매운 음식 인기에 힘을 보탠 모양새다.

피자알볼로는 지난달 3일 정초부터 ‘쏘핫피자’를 선보이며 매운맛 트렌드를 공략하고 나섰다. 쏘핫피자에 사용되는 쏘핫소스는 스코빌 지수 9298(3단계 기준)로, 불닭볶음면(스코빌 지수 4400)의 두 배의 맵기를 가지고 있다. 3단계까지 매운맛 선택이 가능해 다양한 맵기를 경험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자 오는 7일까지 쏘핫피자 구매 시 강렬한 매운맛을 달랠 수 있는 사이드메뉴 2종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해태제과는 청양고추를 넣어 알싸하면서 깔끔한 매운맛 만두 ‘짬뽕 면교자’를 지난달 16일 선보였다. 짬뽕면의 식감은 만두피에, 짬뽕 건더기는 만두소에 담은 제품이다. 고온의 기름에 채소와 각종 해물을 볶아 만든 소스로 중화요리 특유의 불맛도 냈다.

더본코리아 빽라면.(사진=더본코리아)


매운맛 음식의 대표격인 라면과 떡볶이 제품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농심(004370)은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기존 신라면 큰사발보다 3배 매운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팔도는 매운 라면 열풍의 주역 중 하나인 틈새라면의 새 라인업 ‘틈새라면 고기짬뽕’을 각각 선보였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이마트(139480), BGF리테일(282330)과 손잡고 ‘빽라면’을 출시하며 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빽라면은 대중적 라면을 지향하면서도 최근 매운맛 트렌드를 반영해 소고기 베이스에 치킨 스톡 등 특제 육수 배합해 칼칼한 맛을 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달 11일 치킨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이드메뉴로 ‘맵달떡볶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떡볶이를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매콤함과 달콤한 맛을 그대로 담아냈다. 깊고 진한 태양초 고추장을 사용해 캡사이신이 들어가지 않은 매운맛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감칠맛에 달콤함을 더했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10일 ‘불닭콘마요참치삼각김밥’에 이어 같은달 31일 매운 실비김치를 활용한 ‘매운실비김치&통로스팜’ 도시락과 ‘매운실비김치김밥’ 2종을 연이어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불닭볶음면, 매운새우깡 등 주요 매운맛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50%, 2021년 20% 이상을 달성했고, 불닭콘마요참치삼각김밥도 출시 일주일 만에 전체 삼각김밥 판매 순위 3위에 들었다”며 “매운맛이 MZ세대 입맛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올해 매운맛 차별화 상품을 확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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