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소지섭과 박신혜가 출연 중인 tvN ‘숲속의 작은집’에서는 빗소리나 새소리, 마른 장작 타는 소리, 라면을 끓이고 맛있게 먹는 소리 등으로 ‘슬로우 라이프’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사진=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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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도시 속에서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강도형(사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SMR 열풍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ASMR 콘텐츠에서 주로 활용하는 빗소리, 바람 소리 등이 뇌를 빠르게 자극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신체적 이완 상태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사회에서 심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ASMR이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다.
ASMR 같은 백색소음이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12년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연구저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50~70dB의 소음이 정적보다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구간 대의 소음을 들었을 때 스트레스 지수는 약 28% 감소했다. 반면 집중력은 48%, 기억력은 10% 증가했다. 몸의 이완과 정신 집중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이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2015년 영국 스완지대학이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ASMR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이 80%에 달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긴장 상태가 지속되거나 분노 등 심리적 불안정한 상태일 때 ASMR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라고 강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안 좋은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거나 긴장을 많이 해서 이완이 필요할 때 ASMR 들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신의 안정을 찾아주는 ASMR은 심리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대체의학 사이트를 중심으로 음향 치료의 한 방법으로 알려져 왔다. 국내에서도 ASMR을 심리치료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강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환자를 대상으로 ASMR을 보조적 치료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과학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하지만 환자들의 반응이 일반적인 상담 때보다 긍정적”이라며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반응이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물소리를 주로 사용하며 한 번에 15분 내로 쓴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 심리 치료에서 ASMR의 활용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성 통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있어 청각 자극을 통한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로마 향 처럼 신체적 자극을 통한 상담 치료가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