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불확실성 여전한 크레딧시장, 양극화 지속된다

대기업 구조조정 결과, 불확실성 해소 기대 못 미쳐
우량·비우량 회사채 투자심리 격차 당분간 지속할 것
  • 등록 2016-01-06 오전 6:10:00

    수정 2016-01-06 오전 6:1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크레딧시장이 새해 들어서도 좀처럼 되살아나질 않고 있다.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대기업 구조조정 결과 발표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우량 회사채와 비우량 회사채 간 양극화 현상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정부가 내놓은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으로 총 19개 기업이 선정된 가운데 부실 징후는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는 C등급(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은 11곳, 회생 가능성이 없어 D등급(법정관리 대상)을 받은 곳은 8곳에 달했다.

당초 크레딧시장에선 대기업 구조조정안 결과가 나오면 얼어붙은 회사채 투자심리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상은 다른 모습이다. 정부가 해당 기업의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에 속한 기업들의 면면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대신 예년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만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조조정 대상 포함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됐던 현대상선이 자체 경영개선프로그램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명단에서 빠지고, 채권 발행 잔액이 큰 대형사나 예상치 못했던 회사가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회사채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감시켰다.

비우량 회사채에 남아 있는 구조조정 불확실성은 작년 하반기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BNK캐피탈의 렌털채권 부실화로 심화한 우량 회사채와 비우량 회사채간 투자심리 양극화가 지속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곳도 LG그룹 계열사와 엔씨소프트 등 일부 우량기업들에 한정돼 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발행시장은 작년 말보다는 개선되겠지만 등급 강등과 구조조정 등 투자심리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이 남아 있어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우량물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비우량물의 투자심리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점 수준으로 확대됐던 크레딧 스프레드(금리 차이) 역시 초우량물 중심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연말 비수기가 지난 뒤 매해 연초 효과로 스프레드는 축소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에도 ‘AAA’급 회사채 기준으로 스프레드는 3.6bp(0.036%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은 시기적으로 기관들의 북클로징(회계결산)이 해제되면서 기관 매수세가 재개되는 시점인 만큼 초우량 크레딧채권 중심의 스프레드 축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AA급 이하 크레딧물은 기업실적 둔화와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약세 기조를 대폭 탈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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