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에 진심인 기업들…침구부터 보일러까지 ‘협업 열풍’

수면 관련 제품 판매·기술 개발 ‘의기투합’
경동나비엔, 알레르망·에이슬립과 협업
SK매직, 비알랩과 협업해 매트리스 개발
이브자리, 오픈 이노베이션 통해 영역 확장
  • 등록 2023-12-27 오전 6:05:00

    수정 2023-12-27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슬리포노믹스(수면 경제) 시장을 둘러싼 기업들의 협업 열풍이 거세다. 침구와 보일러, 렌털 등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기술 개발부터 제품 판매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숙면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알레르망 가두점 매장에 비치된 나비엔 숙면매트 온수 ‘EQM553’. (사진=경동나비엔)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일러 기업 경동나비엔(009450)은 최근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과 숙면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내년 2월 29일까지 알레르망 전국 가두점 매장 240곳에서 ‘나비엔 숙면매트 온수’ 제품을 체험·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나비엔 숙면매트 온수는 0.5도 단위로 온도를 제어해 개인마다 다른 체질에 맞는 숙면온도를 구현하는 난방매트다. 경동나비엔은 고객에게 더욱 쾌적한 숙면을 제공하고 슬립테크(수면 기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알레르망과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교류도 활발하다. 알레르망은 최근 코골이 인공지능(AI) 베개 업체 퓨어렉스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코골이로 인한 불편함에 도움을 주는 ‘스마트 슬립케어 베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면 중 코골이가 발생하면 퓨어렉스의 AI 기술을 통해 베개 내 에어셀이 자동으로 팽창해 수면자의 기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경동나비엔도 지난달 AI 수면 분석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업무협약을 맺고 나비엔 숙면매트에 적용한 새로운 숙면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경동나비엔의 온도제어 기술력과 에이슬립의 수면패턴 분석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면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에이슬립은 자는 동안 숨소리를 측정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AI 수면진단 솔루션 ‘슬립루틴’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다수의 대·중견·중소기업과 협업해 슬립테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침구 브랜드 이브자리와도 지난 9월부터 수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업에 나섰다.

이브자리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이브-온’을 통해서도 스타트업과 다각도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바고, 마인드밤, 디닷케어, 우주라컴퍼니, 디어얼스, 어메이징크로스 등 6개사를 선정해 멘토링하는 등 수면산업 영역 확장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렌털업체 SK매직은 슬립테크 전문기업 비알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면개선 솔루션을 반영한 매트리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비알랩이 개발한 수면 모니터링 및 개선 시스템 ‘제이블’을 매트리스에 탑재해 이용자 수면의 질을 살핀다는 구상이다.

업체들이 의기투합에 나선 건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8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으로 약 6배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이 2026년까지 4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고객에게 최적화한 수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라며 “특히 슬립테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기술 교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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