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ㆍ손보 매각 본격화, 시장은 '시큰둥'

카드·보험 성장성 정체, 규제강화
매각 성사까지 녹록치 않을 듯
인수 후보로 우리·KB금융 거론
  • 등록 2018-11-28 오전 6:00:00

    수정 2018-11-28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했지만 매각 성사까지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카드업과 보험업 성장성이 정체된데다 정부 규제 여파로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융그룹으로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업계내 시장지위가 높지 않아 얼마나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자산(신용판매액+현금서비스+카드론 등)은 9조4000억원, 신용카드회원(산용가능회원 기준)은 703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총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9.2%로 중위권 카드사에 해당한다. 재무안정성도 양호한 편에 해당한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광범위한 유통망에 기반한 연계영업을 통해 영업력을 확보한 만큼 타계열이나 금융그룹으로 인수될 경우 영업기반이 일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다만 매각을 하더라도 롯데그룹과 마케팅 제휴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즉 연계영업 의존도와 매각에 따른 여파 등은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고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내부거래 수익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8%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부 규제 강화로 카드산업 자체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올 상반기 카드사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9% 줄어든 966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추가 1조4000억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상황이다. 롯데카드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775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익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잠재적 보험사 매물이 많은데다 하위권의 시장 지위와 열악한 자산건전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말 RBC비율은 157.63%로 작년 말보다 12.49%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 150% 수준으로 관리를 해오고 있는 롯데손보는 오는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는 추가 자본확충 부담도 있다.

롯데손보는 10개 일반손해보험사 중 3.1%의 시장점유율로 하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손해율이 업종평균에 비해 7%포인트 가량 높아 수익성에 부정적이다. 원수보험료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장기보험과 약 20% 비중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대비 높아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그룹의 경우 비은행계열사의 영업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주요 잠재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롯데그룹이 그룹 지배구조를 위해 금융사들을 매각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인수자들과 매각가격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는 우리금융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우리금융은 내년 초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지위는 높지 않은 편이고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리은행은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나쁜 선택은 아니다. 다만 매물 매력도가 크지 않은 점은 걸림돌이다.

이밖에 꾸준한 인수합병(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온 KB금융도 거론되지만 옛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등 굵직한 M&A가 많았던 만큼 인수여력은 높지 않다는 평이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는 이날 임직원들에 CEO 메시지를 보내 “현재 외부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나, 매우 초기”라며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외부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매각과 관계없이 롯데카드는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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