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에 사드 추가 배치…고집불통 시진핑의 선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우리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키로 하면서 한·중 관계는 더욱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외교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안보 위기에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망과 관영 환구망은 한국 정부가 곧 사드 추가 배치를 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일관된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민망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사드는 관련국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지역의 전략 평형을 깨뜨릴 것”이라고 말한 점을 인용했다.

환구망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코프 외무차관의 발언을 근거로 한국의 사드 배치가 군사 대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세르게이 외무차관은 한국이 사드배치를 하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군사적 대응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미뤄볼 때 중국은 역내 안정을 해친다는 점을 근거로 러시아와 손을 잡고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미국의 군사 활동 확대를 경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도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다음달 10일 만료되는 한·중 통화스와프는 연장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화스와프는 외환 위기 등 비상 시를 대비해 자국 통화를 빌리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이다. 통화스와프 연장이 불발되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첫 공식 제재로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이나 현지 활동 역시 또 한차례 된서리를 맞게 될 전망이다. 지난 3월부터 롯데마트와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한국 음식점과 마트 등까지 불매 운동과 반한(反韓)정서의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미 북한 핵 실험 보도를 자제하며 여론을 관리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자칫 중국 내에서 한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올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인민일보는 지난 3일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을 단신으로 보도했고 온라인 매체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는 핵실험 직후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성명 기사에 달렸던 댓글을 모두 삭제했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계속 핵 도발을 하며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할 만한 명분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이미 수차례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만큼 (사드 배치를) 그냥 묵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며 중국 내 불매운동의 된서리를 맞은 바 있다. 지난 3월 상하이 롯데마트의 모습[AFPB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