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을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5월 10일 서울 소피텔 앰베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서울 총회’에 참석해, 100개국 200여 명의 스포츠기자, 스포츠 단체인 등을 대상으로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홍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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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의 촉박한 일정 탓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실패를 거울삼아 빈틈없는 대회준비에 나서야 하지만 지자체간 이견을 비롯해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 분담, 늦은 조직위원회 구성 등 벌써부터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에 따르면 2027년 8월 1~12일 충청권 4개 시·도, 30개 경기장에서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는 18개 종목, 150여개국, 선수 1만 5000여명이 참가한다. 치열한 국내외 경쟁 과정을 거쳐 어렵게 선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조직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준비 기간이 두달 가량 차질을 빚었고, 예산 확보와 함께 경기장 신축 및 개보수 등 하드웨어적인 준비는 물론 행정절차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중 개회식과 폐회식이 예정된 대전과 세종에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개회식이 열릴 대전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은 그린벨트(GB) 해제 절차가 진행 중이며, 폐회식이 예정된 세종 대평동 종합체육시설도 아직 신축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에 해당 지역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요청했고, 경기장 건설에 대한 중앙투자심사도 거쳐야 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최근 “서남부 스포츠타운의 경우 공정상 대회 때까지 (공사 기간이) 굉장히 부족할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공정을 계속 검토하는 과정인데 물리적으로는 서남부 스포츠타운을 완성하려면 밤에까지 공사를 해야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제2의 대안까지 대비를 할 생각”이라며 대회 준비에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폐막식이 열리는 세종에서는 대평동 종합체육시설 건립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재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과 충북의 경우 일부 경기장의 장소가 아직도 미정인 상태이다. 이 중 테니스장 건설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충남도는 지난해 11월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충청권이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과 함께 테니스 경기는 실내외 16면 코트를 보유한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장에서 연다고 알렸다. 그러나 충남도는 지난달 “내포신도시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 테니스 경기를 치르기 위해 국제 규격 테니스장을 짓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내포신도시 내 대학용지 3곳 중 1곳인 5만 541㎡를 테니스장 건립 예정지로 발표했다. 충남도가 계획을 변경한 배경에는 기초지자체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체조경기장 건설 위치를 놓고 청주시가 의견을 조율 중이다. 청주시가 부지매입비용 등을 이유로 흥덕구청 부근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충북도는 접근성과 향후 활용방안 등을 고려해 오송역 부근을 주장하고 있다.
또 경기장 건립 후 활용계획 등 대회 이후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제2의 잼버리를 막기 위해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들은 부인하지만 잼버리와 U대회는 매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잼버리가 복잡한 의사구조로 구성됐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구조였다”면서 “U대회는 이보다 더 복잡해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등 4개 광역지자체와 수십개 기초지자체들까지 제각각 실리는 챙기고 싶어 하지만 비상시 책임은 서로 떠넘기기 딱 좋은 구조로 지금부터라도 준비와 운영,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