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손가락 구부릴 때 '딸깍' 손가락 통증, 방아쇠수지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원장
  • 등록 2021-08-18 오전 6:30:01

    수정 2021-08-18 오전 6:30:01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원장] 집안일에 회사일까지 하루도 손가락이 쉴 틈 없는 워킹맘 정모 씨(여·43)는 최근 손가락 통증이 심해 구부리기도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려봤지만 업무 중 키보드를 치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병원을 찾은 정 씨는 ‘방아쇠수지’라는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손녀를 돌보는 주부 김모 씨(68)는 손가락을 구부릴 때 소리와 통증이 생겼는데, 아침이면 특히 증상이 심했다.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됐고, 최근에는 손가락이 더 이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원장
상 굽혀지지 않아 힘들어진 김 씨는 수부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았고, 방아쇠수지로 수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다소 생소한 질환명인 ‘방아쇠수지(방아쇠 손가락)’는 손가락을 구부릴 때 느낌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딸각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힘줄은 섬유형 터널인 활차를 통과하게 되는데, 보통은 이 활차가 굵어지거나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힘줄의 일부분이 굵어진다. 이로 인해 손가락 힘줄이 활차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방아쇠수지가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가락 중간마디가 구부리거나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딸깍’ 소리가 나며, 심해지면 구부러진 상태로 손가락을 펴기 힘들어지는 잠김현상이 발생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 반대쪽 손으로 굽혀진 손가락을 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손가락 안쪽 손바닥에 혹 같은 결절이 생기게 되는데 누르면 통증이 심하다.

방아쇠수지는 주로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부와 요리사, 운전기사, 운동선수 등이 대표적인데, 노화 및 여성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실제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해 방아쇠수지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의 약 74%가 여성인 걸로 나타났다.

방아쇠수지는 증상이 뚜렷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대개 손가락 밑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고 초기에 미세하게 걸리는 느낌으로도 촉진할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손가락 힘줄이 부어있거나 힘줄 주위에 염증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증상 초기에는 냉찜질이나 간단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 바로 펴기 힘들고,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가 되면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은 활차를 약간 절개하고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는 넓혀주는 방식으로 1cm 정도의 절개로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방아쇠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딱딱한 막대기나 손잡이 같은 것을 꽉 잡는 등의 동작은 되도록 피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손잡이 부분을 푹신한 쿠션 등을 덧대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 사용 이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마사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손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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