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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돈이 없지, 가오(체면)가 없냐.” 최근 132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3위에 오른 ‘베테랑’에서 주인공인 서도철(황정민 분) 형사가 한 말이다. 서 형사는 세상의 부정부패에 맞서 정의가 살아 있다는 확신으로 온갖 부정과 탈법을 저지르는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비록 돈은 없더라도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며 경찰로서 ‘체면’을 지키며 사는 서 형사의 모습은 ‘베테랑’의 흥행 원동력이 됐다.
정치인처럼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 관료처럼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지도 않았다. 경제인처럼 막대한 부를 쌓기도 어렵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과 엔터테인먼트·스포츠분야에서 뛰는 스타들은 대중이 준 ‘체면’을 소중히 여기며 어느새 한국사회의 새로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도하는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3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NGO단체의 홍보대사로 앞장서는 배우도 있다. 정기적인 후원으로 기부문화 조성에 나서는 가수와 개그맨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다. 스포츠인 중 아예 공익재단을 설립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우승상금을 쾌척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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