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저렴하면 뭐해, 점주도 소비자도 불만↑…왜?

알뜰배달, 배달비 부담 줄지만 느린 배달에 ‘원성’
낮은 배달비에 라이더 기피→배달지연→소비자 불만 악순환
배민 “반찬가게, 베이커리 등 빠른배달 필요없는 업종에 유용”
쿠팡이츠, 점주 동의없이 세이브배달 설정 지적나와
  • 등록 2023-07-19 오전 6:30:00

    수정 2023-07-19 오전 6:55:38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고물가에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저렴한 배달 서비스가 오히려 점주와 소비자 모두를 불만족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점주의 배달 비용은 그대로지만 배달시간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음식을 늦게 받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다.

배달의민족 알뜰배달 설명(사진=배달의민족 앱 캡처)
18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이 지난 3월 시범사업 이후 전국으로 확대 중인 알뜰배달(묶음배달)은 출시 4개월이 지났지만 점주·소비자·라이더로부터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알뜰배달은 배민이 소비자의 배달비 경감을 위해 배달비를 약 1000원 저렴하게 내놓은 서비스다. 기존 한집배달 서비스가 30분 이내 배달을 목표로 했다면 알뜰배달은 이보다 늦은 평균 40~50분 내외로 배달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배민 알뜰배달을 이용해봤다는 고객 A씨는 “배달팁이 저렴해서 이용했는데 배달이 평소보다 30분이나 늦게왔다”며 “또 인기있는 맛집은 알뜰배달에 포함이 안되서 크게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점주들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알뜰배달을 활용하면 △기본요금 수수료(6.8%) △결제대행 수수료(3%)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약 10.78%의 수수료를 낸다. 여기에 배달료 2500~3300원을 내게 된다. 예컨대 2만5000원 어치 주문을 받은 점주는 배민에 수수료로 2695원을 내고 배달팁 2500원까지 합할 경우 배민에 납입하는 비용이 주문금액의 20.78%나 된다. 기존의 배민1(단건) 배달의 경우는 배달팁 6600원 중에서 고객과 점주가 나눠서 책정했다. 기존에도 고객에게 2500원~3000원 배달팁을 지불했다면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다만 4000~5000원의 배달팁을 고객에게 부과했던 점주라면 고객 배달팁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동대문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배달 노출이 더 잘 될줄 알고 알뜰배달을 했는데 피크타임에 라이더가 잘 잡히지 않아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 수수료는 변함이 없는데 배달만 늦어지니깐 업주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문제는 배달팁만 싸지는 게 아니라 배달이 늦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라이더 입장에서 건당 비용이 저렴한 알뜰배달을 하는 것보다 한집배달을 빠르게 하는 편이 수익이 많이 남는다. 이러다 보니 알뜰배달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늦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2~3건 배달의 경우 후순위로 받는 집의 경우는 주문 후 음식수령까지 1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다.

배민 라이더로 일하는 C씨는 “알뜰주문의 경우 배민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동선을 짜는데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기피지역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서 배달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며 “알뜰주문은 자주 거부하다 보면 불이익을 받을 까봐 ‘울며겨자먹기’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 입장에서는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담당하는 기사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점주들이 일반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배민라이더를 이용하면 수수료 수입이 늘어서다.

배민 관계자는 “기존에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던 소비자나 배달비 부담비율이 높았던 점주는 알뜰배달을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반찬가게나 베이커리 등 빠른 배달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은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쿠팡이츠)
쿠팡이츠도 가까운 거리의 주문을 최대 2건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세이브배달을 출시했다. 고객은 기상이나 교통 상황에 따라 최대 1000원을 할인받고 할인비용은 쿠팡이츠가 부담한다. 지난달 송파구에서 시작한 뒤 이달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기상악화 상황에서 라이더가 부족한 문제를 다건 배달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점주들은 사전 공지나 동의 없이 해당 서비스를 개시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세이브배달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으려면 쿠팡이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설정을 바꿔야 하는데, 제대로 홍보가 안되서 몰랐다는 주장이다.

최근 배달대행 업체가 잇달아 수수료가 저렴한 배달을 출시하는 것은 배달앱 이용자가 감소하고 라이더 구하기도 점점 힘들어지면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MAU)수 합계는 2920만명으로 작년 6월(3182만명)보다 8.2% 줄었다. 엔데믹에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배달 지출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배달 시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에 고물가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배달수요”라며 “배달비 경감의 취지는 좋지만 소비자와 점주의 불만이 쌓인다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