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잔혹 살해' 고터 살인사건…15년째 행방 오리무중[그해 오늘]

황주연, 가발 쓰고 현장서 아내 흉기로 기습해 숨지게 해
범행 3주후 행적까지 드러나…주요 지명수배자 전단 첫줄
  • 등록 2023-06-17 오전 8:56:07

    수정 2023-06-17 오후 1:48:4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08년 6월 17일 저녁 8시30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 인근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 부근 노상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성 황주연(당시 33세)이 가발을 쓴 채 전처 A씨와 같이 있던 남성 B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황주연은 곧바로 달아났고, 피습을 당한 A씨는 숨지고, B씨는 중상을 입었다.

황주연. (사진=SBS ‘그것이알고싶다’ 방송 갈무리)
황주연은 전처 A씨와 1997년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생활 내내 황주연은 A씨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A씨는 2003년 황주연과 이혼했다. 황주연은 이혼 후 A씨를 찾아가 사죄를 했고, 어린 딸이 눈에 밟혔던 A씨는 결국 황주연과 2006년 재결합을 했다.

재결합 후 황주연은 정작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며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황주연은 결혼 당시였던 2003년부터 이미 다른 여성 D씨와 교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A씨도 황주연의 요구에 따라 협의이혼했다.

하지만 황주연이 유부남이었던 사실을 몰랐던 내연 관계의 D씨는, 황주연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자 충격을 받고 곧장 이별을 통보했다. 황주연은 이별 통보에 D씨를 스토킹하며 괴롭혔다. 하지만 D씨의 완강한 태도에 재회는 불발됐다.

D씨와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 황주연은 이후 전처 A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는 계속된 황주연의 요구에 결국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주연은 범행 전날인 2008년 6월 16일 119에 “아내가 자살하겠다고 말한 후 집을 나갔다. 휴대전화가 꺼져있다”고 거짓신고를 하며 A씨에 대한 위치추적을 요구했다.

결국 계속된 황주연의 집착에 A씨는 황주연과 연락을 했다. 황주연은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을 데리고 가라며 A씨와 6월 17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황주연은 애초부터 A씨를 살해할 계획이었다.

황주연은 딸을 태우고 지하주차장에 차를 댔다. 황주연은 조수석에 딸을 남겨둔 채 가발을 쓰고 흉기를 소지한 채 차를 나섰다. 전처 A씨는 당시 교제하던 B씨와 함께 현장에 미리 나와있었다.

황주연은 B씨를 목격한 후 곧바로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B씨를 십여 차례 마구 찔렀다. B씨가 쓰러진 후 이번엔 전처 A씨의 목덜미를 뒤에서 잡은 후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황주연은 범행 후 곧바로 인근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났다. 얼마 후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 두 사람을 응급실로 입원했다. A씨는 병원 이송 직후 숨졌고 B씨는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행방이 묘연했던 황주연은 다음날 서울 신도림역 역사에서 매형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챙겨달라”고 전화했다. 이후 영등포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모습과 강남역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또 사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삼각지역에서 하차하는 모습, 삼각지역에서 승차해 범계역에서 하차하는 모습도 CCTV로 확인됐다.

그 이후 밝혀진 황주연의 행적인 약 3주가량 지난 2008년 7월 10일이었다. 황주연이 서울 방배동 소재 한 PC방에서 농기계 사이트에 접속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그 이후 황주연의 행방은 15년 동안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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