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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박기주 기자] 애플과 구글 등 세계적인 회사를 키워낸 벤처투자계의 거물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캐피탈(이하 세콰이어) 대표가 국내 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에 베팅한다.
그동안 여러 벤처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 온 ‘실리콘밸리의 미다스의 손’ 세콰이어의 선택을 받은 만큼 더파머스가 ‘제2의 애플’로 성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니콘 감별사’ 세콰이어, 마켓컬리에 투자 결정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모리츠 회장이 이끄는 세콰이어는 최근 더파머스의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400억~500억원 규모로 또 다른 외국계 투자업체가 참여하며 이르면 이번주 내 투자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지난 1972년 설립한 세콰이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캐피털(VC)이다. 현재 운용자금 규모(AUM)는 약 8조원 대로 추정된다. 세콰이어는 지난 1975년 초기 단계에 있던 애플에 이미 투자를 했고 오라클·씨스코·일렉트로닉 아츠(EA)·구글·유튜브·에어비앤비·인스타그램 등에 투자를 했다. 굴지의 ‘유니콘 기업’ 중 대부분은 세콰이어의 손을 거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 소셜 커머스 업체 쿠팡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마켓컬리의 성장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서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실제 더파머스는 지난 2016년 말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와 UTC인베스트먼트·DS자산운용·LB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파트너스·캡스톤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VC로부터 약 17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어 올해 초부터 진행한 더파머스의 프리IPO 작업도 여러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는 투자를 위해 최종 절차 만을 남겨뒀었지만 막판에 무산됐고, 홍콩계 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치열한 투자 경쟁을 벌인 끝에 세콰이어가 투자기회를 잡았다.
마켓컬리,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로 성장세
마켓컬리는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등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는 다루지 않는 식재료를 배송하는 것이 특징인 서비스다. 특히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더파머스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더파머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30억원에 그쳤지만 2016년 174억원, 2017년 466억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적자 기조를 극복하진 못햇지만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은 ‘큐레이션 커머스(Curation Commerce, 소비자 맞춤 전자상거래)’의 특징과 회원 수가 60만명을 넘어섰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매출이 꾸준히 느는데다 현금 흐름도 개선되고 있다”며 “‘큐레이션 커머스’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투자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