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30년의 덫]경기 따라 냉온탕…집값도 급등락

정부 규제가 '강남불패' 키운 역설
"20~30년 내다보는 정책 펼쳐야"
  • 등록 2018-01-10 오전 5:30:02

    수정 2018-01-10 오전 5:30:02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

2014년 9월 1일 나온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제목이다. 재건축 연한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안전진단 시 주거환경평가 비중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목에서부터 과거 주택시장 과열기에 도입돼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규제를 풀어서 시장을 살리겠다는 취지가 보인다.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던 2003년에는 재건축 연한을 강화했다. 재건축 시장이 달아오르자 재건축 연한을 20년 이상의 범위에서 지역 여건에 맞게 시도의 조례로 정하도록 해서 서울은 최대 40년으로 묶은 것이다.

재건축 연한이 주택 경기에 따라 오락가락하면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기능도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냥 두면 자연스럽게 사이클을 탈 수 있는 집값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 때문에 급등락을 겪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아주 중요한데 정부가 계속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 이를 깨뜨리는 셈”이라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20~30년을 내다보고 주택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 지금처럼 규제가 오히려 ‘강남 불패’ 믿음을 키우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최근 강남 재건축발 집값 급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재건축 허용연한을 다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강남지역 진입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급등의 원인인 만큼 공급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재건축 연한을 늘리면 공급 부족을 야기해 재건축 대상 단지들의 희소성만 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건축 허용연한을 늘리고 줄이고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하나의 아파트 단지만 개발할 게 아니라 광역 단위의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공공기여 부분까지 감안해 단계별로 하면서 수급 조정을 해줘야 집값 급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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