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중잣대 '우버'는 안되고 '유료 카풀'은 되고

내년부터 우버 신고시 20만원 포상금...티클 예산지원까지
티클 사이트 내 위법인 여행·기타 등을 목적으로 한 카풀도
티클, 우버엑스에 비해 서비스 제공자 인증 등 미흡
  • 등록 2014-12-16 오전 7:00:00

    수정 2014-12-16 오전 7:00:00

[이데일리 고재우 기자] 서울에 사는 A씨는 ‘티클(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이라는 사이트에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 이용자를 모집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카풀 목적에 ‘출퇴근’이라고 기입했지만, 실제로는 출퇴근이 아닌 연말 연휴를 맞아 부산에 내려갈 때 동승해 기름값 등 비용을 부담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명백한 불법행위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출퇴근 카풀 및 천재지변 등 일부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자가용 운전자의 유료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가 ‘우버택시’와 유료 카풀서비스 ‘티클’에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우버택시가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우버엑스’ 서비스를 통해 개인 자가용 운전자가 유료 운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알선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우버영업 신고자에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공유기업 소셜나눔이 온라인 사이트 ‘티클’을 통해 제공하는 유료 카풀 서비스에는 시비를 지원하며 홍보까지 돕고 있다.

문제는 티클이 당초 정해진 목적과 달리 우버택시와 유사한 유료 운송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제재조치 없이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티클을 운영하는 소셜나눔을 공유기업을 지정한데 이어 홍보·마케팅 명목으로 올해 시 예산 1000만원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를 근거로 우버택시는 불법, 티클을 합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상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 △재난 발생·긴급 수송·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일 때는 유료 승차가 허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티클은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 유료 카풀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현행법상 합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라며 “택시와 동일한 운송을 하는 우버엑스 서비스와 운영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티클’ 이용자들이 출퇴근 외에 휴가나 장거리 운행 시에도 유료 고객을 모집하는 행위는 일부에 국한된 만큼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티클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운전자 인증시 운전면허는 경찰서 신원조회서까지 요구하는 우버택시와 달리 티클은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 직장, 학교명 등을 기재하면 누구나 이용자로 등재해 승객을 모집할 수 있다. 허위로 직장이나 이메일 주소 등을 기재해도 이를 검증할 수단은 없다.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발생한 우버택시의 승객 성폭행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고 당시 우버택시 인도 현지업체는 과거 경력 등에 대한 검증 없이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 줬다가 사고를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티클 이용자들이 서로 믿고 이용하는 게 최선”이라며 “보험이나 다른 대책을 강구해서 이용 고객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우버, 소셜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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