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전 세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CEO와 격투 대결이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로마시절 검투사가 맹수들과 결투를 벌였던 콜로세움에서 결투가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일론 머스크(좌)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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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엑스(X·트위터)에서 저커버그와 대전이 이탈리아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총리, 그리고 문화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들은 장엄한(epic) 장소에 합의했다”고 썼다.
그는 구체적인 격투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검투사’라는 제목을 쓰면서 이 대결이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열릴 것임을 암시했다.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시절에 건설된 로마 원형 경기장이다. 로마가 전쟁에서 승리 후 포로로 잡아온 이들을 맹수들과 결투를 시켰던 곳이다. 머스크는 “콜로세움에서 우연한 싸움이 일어난다”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대사를 인용해 “오늘 우리가 하는 것은 영원의 시간 속에서 울려 퍼질 거야”라고 썼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도 격투 장소와 관련해 머스크와 논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머스크와 함께 이번 이벤트를 개최하면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 모일 것이며, (이 금액은) 이탈리아의 중요한 소아 병원 두 곳에 기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줄리아노 장관은 “머스크와 역사를 환기하는 훌륭한 자선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경기가 로마에서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로마 콜로세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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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격투는 ‘트위터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의 앱인 스레드 출시를 앞두고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글을 올리면서 발단이 됐다. 네티즌이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댓글을 달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한판 붙을 장소를 정하라고 했고,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했다.
이번 대결은 ‘괴짜’ 실리콘밸리 CEO의 우발적인 행사이기도 하지만, X와 스레드를 홍보하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