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영의 고위 임원의 설명이다. 지오영이 단순 의약품 유통에서 광고·마케팅으로 보폭을 넓히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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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은 올해부터 지르텍 10정에 대한 독점 영업과 마케팅을 개시했다. 지르텍은 국내 1위 알레르기 치료제로 일반의약품이다. 지르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의약품 유통기업이 광고·영업을 포함한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지오영이 최초다.
의약품 광고, 전문가 영역으로 재편
업계에선 의약품 광고마케팅은 보통의 제품 광고와는 결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의약품 광고는 약의 효능·효과 전달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형성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그럼에도 일반의약품은 약사법 개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등으로 효능 범위 등에 대한 무리한 광고는 행정 처분으로 귀결된다. 그만큼 의약품 광고는 어려운 분야라는 얘기다.
그는 “의약품 시장환경과 마케팅분석을 통해 지르텍의 과거 광고에서 뭐가 잘됐는지, 안됐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전체적인 의약품 마케팅에서 광고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광고로 해결하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 타깃 환자군 설정과 전달 메시지 등을 정하는 순서로 지르텍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가장 효율적인 미디어 매체가 무엇인지도 철저히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오영은 지르텍 학술마케팅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오영 관계자는 “결국, 약사 추천을 받기 위해선 객관적인 약 효능이 입증돼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은 광고로 해결이 안된다. 학술자료를 바탕으로 한 영업전략을 세우는 것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관계중심이었던 제약사 마케팅 방향은 최근 몇 년 사이 근거중심과 학술중심으로 변모했다. 제약사들은 학술세미나와 제품설명회를 통해 의약품과 관련된 데이터와 효능효과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변해왔다. 학술마케팅은 의약품 지식이 없다면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다.
지오영은 지르텍의 광고마케팅이 성공하면, 제2, 제3의 일반의약품 광고마케팅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지오영 관계자는 “지르텍은 의약품 광고마케팅 사업 시범케이스”라며 “지르텍이 지오영의 광고마케팅에 의해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률을 보인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광고마케팅 활로를 뚫지 못했던 제약사와 국내 영업 네트워킹이 없는 다국적 제약사에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게 돼 업계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일반의약품 품목 수는 5280개, 생산액은 3조1779억원으로 확인됐다. 국내 의약품 광고 시장 규모는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에서 매월 제공하는 업종별 광고비 현황에서 제약·의료업종은 지난해 11월 324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전체 업종별 광고비 지출 순위에서 개인전자기기에 이은 8위다. 동국제약, 종근당건강 등이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기아, 애플, 신한은행 등과 함께 광고비 지출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오영은 지르텍 광고마케팅에 자사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지오영은 현재 전국 1만 8800개 약국, 840개 병원과 거래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28개 배송센터를 통해 400여 개 제약사 의약품을 유통하고 있다. 지오영은 470대 배송차량을 통해 하루 1~3회 의약품 배송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오영 관계자는 “지르텍 독점 광고마케팅 보도자료가 나간 뒤 몇몇 제약사에서 연락이 왔다”며서 “약을 개발하고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했던 제약사들로부터 확실한 시장 수요가 있단 의미”라고 기대를 전했다.
한편, 지오영은 지난 2021년 매출액 3조711억원, 영업이익 9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