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시대]"읽고 싶은 책, 서점에서 빌리세요"…책읽는 세종시

출범 6년된 신도시 특성상 도서관 등 공공인프라 부족
세종시, 지난해 '희망도서 바로 대출서비스' 도입·시행
동네서점서 책을 사서 읽은뒤 도서관에 반납하는 방식
시민-동네서점-도서관 등이 모두 협력·상생하는 계기
  • 등록 2018-09-13 오전 6:00:00

    수정 2018-09-13 오전 6:00:00

세종시 새롬동의 공공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찾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특별자치시에는 타 시·도가 부러워하는 시책 사업이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책을 동네 서점에서 바로 대출한 후 읽어볼 수 있는 ‘책 읽는 세종’ 사업이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설계된 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시 승격 5년 10개월 만인 지난 5월 인구 30만명을 돌파했다.

정부세종청사에 중앙부처를 포함해 국책연구기관 등이 대거 입주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민들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기준 36.7세로 이에 따른 영유아 인구도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도시의 갑작스런 탄생과 성장 속에서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시설들은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됨에 따라 가족·아동 중심의 문화향유 및 독서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시설은 건립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머물고 있다.

공공도서관 및 장서보유량도 취약해 전국에 산재된 978개의 공공도서관 중 세종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5개에 불과하다. 시민 1인당 장서수도 0.65권으로 전국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세종시는 지난해 8월 도서관 장서를 확충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구입하기 위해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사업은 시민이 동네 서점에서 책을 직접 대출한 뒤 다 읽은 책은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교보문고과 세이북스, 세종문고, 영풍문고, 홍문당, 아름서점 등 지역에 위치한 서점 6곳과 협약을 체결, 시민들이 원하는 모든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재원은 2016년 정부합동평가에서 1위를 하면서 받은 특별교부세 예산을 활용했다.

시행 결과, 지역에서는 책 읽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며 지역서점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비스 개시 이전인 지난해 8월 기준 1만8500여명이었던 복합커뮤니티센터 도서관 회원 수는 시행 1년 만에 3만980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도서관 도서 대출 실적도 23% 늘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민들은 가까운 서점에서 손쉽게 책을 빌려 보고, 도서관은 시민들이 원하는 장서를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지역서점은 이용객과 매출이 늘어나는 등 시민과 도서관, 서점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 공공도서관 장서를 2020년까지 인구 1인당 2권 수준으로 높이고, 책을 매개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독서 캠페인을 추진해 ‘책 읽는 세종’ 도시 브랜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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