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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의 신규 채용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선 것은 4년 만이다. 은행들은 지난 2018년 10월 금융감독원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중 경영공시 서식을 개정함에 따라 2019년부터 여성 직원 신규 채용 현황과 임직원 성별 인원수를 공시하도록 했다. 당시 금감원이 은행권 채용 비리 검사와 이후 이뤄진 검찰 수사를 통해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남성 우대 채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둔 것이다.
이에 따라 5대은행의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율은 2017년 45.04%에 그쳤으나 2018년 52.58%까지 급증했다. 이어 2019년 50.32%로 줄었고, 3년간(2020년 48.4%, 2021년 47.3%, 2022년 46.8%) 40%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50%를 넘어섰다.
이어 하나은행이 지난해 채용인원 311명 가운데 169명의 여성 직원을 선발, 5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전년(60%)에는 5대은행 가운데 가장 여성 비율이 높았으나 올해는 6%포인트 줄었다. 국민은행은 채용인원 254명 가운데 52%에 해당하는 132명의 여성 직원을 뽑았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채용시장에서 남성 비율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12명 중 42.92%(91명)을 여성으로 채용했다. 이어 케이뱅크(91명 중 38.46%(35명), 토스뱅크(135명 31.85%(43명))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IT 개발 인력이 전체의 40%~50% 수준으로 개발 직무 특성상 남성 인력이 많다”며 “여성 관리자 수를 꾸준히 늘려가는 등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2018~2019년대 금융권 내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채용 관행이 드러나면서 은행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됐고 최근 남녀 성비가 균형을 갖춰가는 것은 전향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민간 기업에서는 여전히 경영진 다수가 남성이다 보니 여성 관리자급이 적은 상황이다.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