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ㆍ정책 저지투쟁본부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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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번 지방선거에 명운이 달린 잠룡은 선수로 뛰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직접 출마하지 않아도 선거를 총괄하는 당 대표들 역시 선수만큼이나 큰 책임을 지게 된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평가받게 된다.
우선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6석에 당 대표 자리를 걸었다. 6석은 영남 5곳(경남·부산·대구·경북·울산)에 수도권 1곳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인천, 대구, 울산시장, 경남, 경북지사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며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목표는 아직까진 달성이 불투명해 보인다. 대구, 경북 정도만 한국당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지역의 경우 민주당 후보와 박빙이거나 오히려 뒤지고 있다. 홍 대표의 바람대로 6곳 이상 한국당이 가져가게 되면 홍 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총선 공천권까지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 차기 대권 도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패하게 되면 홍 대표는 그 책임을 지고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당내에서 홍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고, 일부 중진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홍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 당 대표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어서 대표에서 물러나면 ‘자연인’ 상태가 돼 다음 총선전까진 정치 일선으로 복귀가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 패배가 곧 홍 대표의 대권 도전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만약 홍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당내에 있는 김무성 의원이나 장외에 있는 황교안 전 총리 등이 차기 당 대표로 등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야당의 차기 대권주자가 교체되게 되는 셈이다.
|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의원총회에서 이마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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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홍 대표와 입장이 비슷하다. 유 대표는 최근까지도 당내에서 이번 지방선거 출마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유 대표 본인이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면서 사실상 불출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유 대표는 지방선거를 총지휘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유 대표는 전체 지방선거에서의 성과보다 한국당과의 경쟁 결과가 더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한국당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와 유 대표의 터전인 대구·경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수도권은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우선 분위기는 잡혔다는 게 당내외의 평가다. 안 전 대표를 간판으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이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있어서다. 반면 대구·경북은 아직까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유 대표 역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대권 도전 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기대만큼 성과를 낼 경우 대권 주자로 위상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는 2선 후퇴가 불가피하다.
또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보수진영 개편 가능성도 높다.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쪽으로 힘의 균형이 쏠릴 것이란 예측이다. 두 보수정당이 모두 패배할 경우에는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진보진영에 승리를 내주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