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을팝니다]③ 이향미 "운동은 '밥'…매일 거르지 말아야"

머슬퀸 1세대의 조언
"운동하려고 헬스장 갈 필요 없어
지금 옆에 있는 물통부터 들 것"
"나이 들수록 근력 빠져 근육량 중요
내 몸 위해 하루 90분 꾸준히 해야"
  • 등록 2016-03-18 오전 6:06:30

    수정 2016-03-18 오전 7:54:45

‘국내 머슬퀸 1세대’로 꼽히는 이향미 트레이너가 등근육을 위한 운동인 ‘헤머플다운’을 하고 있다. 이향미는 “정상으로 올라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최적의 몸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같은 여자인데도 몸매를 보자 눈을 뗄 수가 없다. 군살 없이 날씬하거나 여성적인 S라인이라서가 아니다. 상의탈의한 남성에서나 볼 법한 ‘왕(王)자 복근’과 탄력미 넘치는 바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내 ‘머슬퀸 1세대’ 이향미(42) 얘기다. 등장과 동시에 무게가 나가는 역기를 들고 가볍게 스쿼드 자세를 소화하더니 수십번의 버터플라이 운동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다. “보통 웨이트는 남자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여자에게 더 필요하다”며 “나이가 들수록 여성은 근력이 사라져 힘이 빠진다. ‘무겁다’고 할 정도의 중량으로 운동을 하며 근육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향미 트레이너가 가슴운동에 도움이 되는 ‘체스트프레스’를 직접 시연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늦은 나이에 시작…남들보다 5~6배 더해

이향미는 완벽한 보디라인과 탁월한 쇼맨십으로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코리아 선발전’ 피규어 1위(2013), ‘WBPF 월드보디빌딩 & 피지크 챔피언십’ 피지크모델부문 1위(2013), 올스타 클래식 피규어 MVP상(2014) 등을 수상한 여성 보디빌더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무 살까지는 수영선수로 활약했고, 슬럼프에 빠져 그만두고 난 이후 몇년간 에어로빅 강사와 밸리댄서 생활을 하며 2007년 ‘나구아후아드컵 세계밸리댄스대회’에서 1위를 하는 등 타고난 운동실력을 뽐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했으니 예체능 인생 34년차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전업주부 생활도 6년가량 했는데 운동을 하던 사람이 집에 있으니 좀이 쑤시더라. 사실 첫 아이 낳고 1년만 되면 사회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둘째까지 태어나면서 ‘나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하.”

본격적으로 근육을 키우기 시작한 건 마흔을 앞두고서다. ‘멋진 프로필 사진 한번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평생의 업이 됐다. 머슬마니아는 근육의 크기와 발달 여부를 심사하는 ‘머슬’과 ‘피규어’를 비롯해 특정 스포츠종목의 콘셉트를 표현하는 ‘스포츠 모델’, 신체 밸런스와 여성미를 평가하는 ‘미즈비키니’, 퍼포먼스(비보잉·현대 무용·폴 댄스 등)를 강조하는 ‘피트니스’ 등 5가지 종목으로 나뉜다. 몸의 곳곳을 구체적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균형 잡힌 운동으로 근육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요새는 일반인도 PT(퍼스널트레이닝)를 받는데 책과 영상, 주변 선배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혼자 공부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이를 악물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정상에 올라섰는데 ‘운이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게 싫어 남들보다 5~6배 운동하고 워킹포즈를 연습했다.”

하체를 튼튼하게 해주는 바벨스쿼트동작.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자세를 이향미 트레이너는 중량을 들고도 거뜬히 해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일상 속 운동이 중요…정체기 오면 변화 꾀해야

이향미가 강조하는 건 ‘일상과 함께하는 운동’이다. 대개 운동은 헬스장에 가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향미는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중량을 이용해서 운동하는 방법이 상당히 많다. 옆에 있는 물통을 바벨로 활용하거나 앉아 있는 의자에 팔을 대고 푸시업을 할 수도 있다.” 전문적인 웨이트를 하지 않아도 맨몸으로 하는 운동 역시 ‘잔근육’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루에 적당한 운동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란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웨이트 40~50분, 유산소 운동 30분가량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처음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1세트에 12~15회를 정해서 기본 3세트 이상을 하기를 권한다.

약도 지속적으로 먹으면 ‘내성’이 생기듯이 매일 똑같은 양으로만 해선 근육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매일 하는 운동이 몸에 익숙해졌다면 시간이나 방법, 횟수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등산도 처음이 힘들지 그 선만 넘으면 리듬감 있게 산을 탈 수 있는 것처럼 운동도 중량감에 변화를 주며 근육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가령 어떤 운동을 하고나서 5~10㎏이 빠졌는데 이후에 효과가 없다면 방법을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는 뜻이다. 스스로 정체기를 느꼈다면 주·월 단위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이향미 트레이너가 전신 유산소운동인 ‘X-바디’를 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땀 흘리는 희열·성취감에서 자신감 생겨

다이어트는 모든 여성의 평생 숙제인데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향미는 “건강을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다이어트에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쉽고 빠른 것에는 항상 요요가 따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건강한 내 몸을 생각한 운동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나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향미는 “운동은 밥”이라며 “시간이나 돈이 없다는 생각 대신에 매일 밥을 먹는 것처럼 어디서든 거르지 말고 항상 곁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땀을 흘리면서 얻는 희열과 성취감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을 놓아버리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를 버린 희생은 누구에게든 존경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몸이 좋아지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고 그러면 지금의 삶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머슬퀸 1세대’ 이향미 트레이너(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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