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의 꿈]⑤원산 명사십리 해변까지…철마는 달리고 싶다

70년간 끊어졌던 '남북의 허리'
경원선·금강산선 복원 기대감
  • 등록 2018-05-01 오전 6:00:00

    수정 2018-05-02 오후 4:27:53

철원 민통선 내에 있는 월정리역 전경
[철원=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철마(鐵馬)는 달리고 싶다’

강원도 철원군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내에 있는 월정리역에는 이같은 표지판이 있다. 비무장지대(DMZ)로 나가는 통문 바로 앞에 위치한 월정리역은 남북 분단으로 운행이 중단된 경원선의 한 역사다. 서울 용산에서 철원·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은 총 223.7km지만, 현재는 용산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94.4km만 운행한다. 북한 역시 월정리역 다다음 역인 평강역부터 원산역까지 철도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끊긴 구간은 19km 정도다.

이주섭 철원역사학교장은 “요즘 서울 사람들은 바다보러 기차를 타고 부산을 가지만 일제시대 때는 원산 명사십리로 많이들 갔다”면서 “경원선은 원산에서 다시 나진까지 연결되는데, 이 선이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돼 유럽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경원선은 일제강점기 당시 총독부가 대륙 진출을 위한 물자수송 교두보 확보를 위해 가설한 철도다. 경의선과 함께 한반도를 X자 모양으로 잇는 한 축이다.

철원은 금강산 내금강까지 이어지는 금강산선의 시발지이기도 하다. 금강산선 역시 일제가 북강원도 창도군의 유화철을 일본으로 반출할 목적으로 만든 철도다. 1924년에 철원에서 김화 구간 28.8km가 최초로 개통됐고, 1931년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116.6km가 개통 완료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철도인 금강산선은 관광철도로도 이용돼 1936년 연간 관광객이 15만4000여 명에 달했던 황금노선이었다. 민통선 내 군 부대가 위치한 정연리 한탄강 계곡에는 현재 전철교량이 남아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에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잇는 사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어서 철원 역시 경원선과 금강산선 복원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우선은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복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경원선과 금강산선의 끊어진 구간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범수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분단으로 잊혀진 철원의 지리적 역사적 가치를 생각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경원선 복원 사업은 70년 간 끊어져 있던 남북의 허리를 잇는 역사적인 사업으로 정부는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철원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요충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통선 내 철원 정연리 한탄강 계곡에 남아 있는 금강산선 전철교량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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