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말 한마디에.. 잠실주공5단지 vs 은마·압구정현대 엇갈린 명암

서울시, “일부 구역 용도 변경시 잠실주공5 50층 가능”
대치동 은마·압구정 현대아파트 절대 불허 입장 밝혀
잠실주공5 매수 문의 많아지며 기대…은마·현대 거래 ‘실종’
정비계획안 재상정 최소 2~3달 걸려…초과이익환수제 대상
  • 등록 2017-02-11 오전 5:01:00

    수정 2017-02-11 오전 5:01:00

△서울시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 5단지가 위치한 잠실역 역세권 일대에 50층 주상복합건물 건립이 가능하다고 밝히자 잠실역 인근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35층 룰’에 막혀 재건축을 추진하게 돼 거래가 실종된 모습이다. 사진은 잠실주공 5단지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도심에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가 ‘재건축 층수 제한’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잠실동 주공5단지는 상업업무 지구에 속한 일부 구역을 용도 변경해 최고 50층 높이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반해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광역 중심지에 포함되지 않아 35층 이하로는 절대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고 서울시가 못을 박은 상황이여서 층수 규제를 놓고 해당 조합측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시가 ‘최고 층수 35층 규제’ 원칙은 불변하다고 재천명하면서 강남 재건축 대어 3개 단지 주변 부동산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재건축 좀 더 지켜보자”…매물 싹 사라져

서울시는 지난 9일 ‘높이 관리 기준 및 경관관리 방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도시 경쟁력 차원에서 업무 상업기능 역할을 하는 중심지는 최대 50층의 초고층 경관을, 주거지역은 35층 수준 이하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광역중심지로 역할을 하는 잠실역 4거리 일대에 최대 50층 아파트 4개동 건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잠실주공 5단지 인근 부동산시장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잠실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잠실역 일대는 50층 건립이 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자 가격 상승을 예상한 잠실주공 5단지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두 걷어들였다”며 “불과 하루 전에 급매물이 넘쳤던 것 과는 달리 지켜보고 가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잠실5단지 인근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 이후 정말 50층이 가능하냐고 묻는 전화 문의가 쏟아졌다”며 “매수 문의가 많은 걸 보면 가격이 금방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주까지만도 이 아파트 전용면적 112.4㎡형은 14억2000만~14억5000만원대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발표 이후 호가(집 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15억원까지 뛰었다.

반면 ‘50층 재건축’ 허용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치동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잠실은 되고 은마는 안된다는 논리에 재건축 조합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35층 룰에 실망한 매물들이 올 들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은마아파트의 호가는 전용면적 76㎡가 11억5000만~11억6000만원, 84㎡는 13억원 수준이다.

최대 45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압구정 인근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서울시의 35층 룰이 확고해지면서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세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거래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적정 가격을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연내 재건축 추진 힘들 듯…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불가피

지난 1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잠실주공 5단지는 서울시 소위원회를 요청하고 정비계획안 추가 보완 서류를 준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가 요구한 15가지 사항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보완해 도계위에 정비계획안을 다시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서울시와 최종 협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 2~3달은 걸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 연내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잠실주공 5단지 조합 관계자는 “주거 지역인 단지 중앙에 4개 동도 50층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이미 지난 2013년 서울시로부터 통보 받아서 준비했지만 서울시는 이제와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임대주택 문제는 이미 단지 내 초등학교 부지 매입, 도로 신설 등을 통해 기부채납 비율을 높여 없애기로 한 사항인데 왜 밀어붙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과 석촌호수를 잇는 가교와 공원, 문화시설, 학교 부지 등을 포함해 기부채납 비율이 22%에 이른다. 이는 15% 수준인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의 기부채납 비율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아직 서울시에 정비계획안을 제출 조차 하지 않은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연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단계를 거쳐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40~50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중인 강남권 아파트들은 심의 과정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재건축되는 아파트들은 정비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이 1인당 3000만원이 넘으면 초과금액의 최대 50%까지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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