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KT-100 정비 기록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제55교육비행전대에 배치된 항공기 4대에서 총 16건의 결함이 발생해 정비를 받았다. 이같은 결함은 비행교관들의 시험 비행 과정에서 발견됐다.
공군은 2017년 1월부터 KT-100을 사관학교 생도들의 비행실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KT-100 항공기는 지난 4월 1·2호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8대가 공군사관학교에 인도됐다. 올해 연말까지 총 23대의 KT-100 항공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공군에 배치된 1~4호기서 총 16건 결함 발생
6월 말까지 인도된 항공기 4대 중 1호기에선 총 7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2호기와 4호기에서도 각각 5건·3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3호기의 경우에는 시험비행에서 엔진 시동시 RPM(1분간 엔진 회전 속도)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엔진 부스터 펌프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교체했다.
1호기와 4호기는 유류 누수 현상으로 정비를 받았으며 오른쪽 브레이크 과열 현상으로 부품을 교체했다. 2호기는 연료 내 기포로 인해 시동 조차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T-100은 항공기 착륙시 속도가 83노트(약 154Km/h)를 기록해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사관학교는 비행실습시 착륙속도가 78노트(약 144Km/h)를 유지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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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00은 애초에 공군 훈련용으로 개발한 항공기가 아니다. 민간 항공기로 개발한 ‘KC-100’(나라온)을 공군조종사 비행교육 입문 과정에 맞게 개조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주관 연구개발 사업으로 77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KC-100은 공군이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상용화됐다.
공군은 노후화 한 T-103 훈련기를 교체하기 위해 외산 기종을 검토했지만 국토부의 권유로 KC-100을 훈련기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4년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과 ‘국산 소형항공기 실용화 협정서’를 체결했다. 국토부는 이후 KT-100의 변경된 설계 승인과 비행시험 등을 거쳐 2015년 12월 안전검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KT-100은 동일 기종 대비 지나치게 비싸 공군내에서도 도입 필요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KT-100은 대당 10억원으로 4인승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민수용 단발엔진 경비행기다. 비슷한 기종의 4인승 경비행기는 6억~8억원 수준이다. 2인용 경비행기는 2억~3억원이다.
이같은 고가 논란에 국토부와 KAI 측은 민수용 항공기를 처음 만든 것이어서 그만큼 연구개발비가 많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또 감항인증 비용과 신기술 적용 비용 등이 포함돼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비행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하고 이를 정부기관에서 인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 연방항공청과 항공안전협정을 체결하면 해외 수출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4년 10월 미국과 체결한 항공안전협정을 통해 KC-100의 미국 내 활용을 위한 인증도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KC-100에는 동종 기종에는 없는 항공기 출력 상향 기능(터보차지)과 엔진 모니터링 기능(페이덱 시스템) 등을 추가했고 내구성 향상을 위해 복합소재를 사용했다”면서 “터치스크린 화면 구현 등으로 생산비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C-100의 가격경쟁력으로는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해 정부가 실적내기용으로 공군에 훈련기 도입을 강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KT-100은 고가의 훈련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편의기능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조종사가 탑승하는 좌석의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아 교관들이 시험 비행에서 조종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종석 보호덮개가 잘 닫혔는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지시등도 없다. 이같은 기능은 자동차에도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는 것이다. 공군 측 요구에 따라 KAI는 해당 기능을 KT-100 항공기에 추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