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가격 또 올린 맘스터치…매각 앞두고 서늘해진 '엄마손길'

[위클리M&A]
맘스터치, 이달 50종 제품 가격 인상
지난 2월 이어 6개월 만에 추가 인상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이유로 꼽지만
매각작업 위한 선제 조치라는 분석도
  • 등록 2022-08-07 오전 10:00:00

    수정 2022-08-07 오전 10: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조치라는 게 업체 설명이지만 전무후무한 햄버거 M&A 다자구도 경쟁에서 성공적인 매각 작업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칫 장기전이 될 수 있는 매각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맘스터치’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 37종 메뉴 가격 인상에 이어 6개월 만에 추가 인상이다. 싸이플렉스버거(사진=맘스터치)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지난 4일부터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을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버거 23종 △치킨 20종 △사이드 메뉴 7종 등 총 50종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지난 2월 37종 메뉴 가격 인상에 이어 6개월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업종인 패스트푸드 가격이 일 년에 두 차례나 오르는 것을 두고 업체 측에서는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맘스터치 측은 가맹점주협의회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 인상 폭을 확정했으며 가격 조정에 따른 인상분 전액은 가맹점 수익 개선 및 원부자재 구매가 인상 대응에 사용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업체 측 설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가격이 시나브로 오르는 것을 두고 가격 경쟁력이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른바 ‘가성비 햄버거’로 인지도를 쌓았는데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결국 경쟁력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 인상의 이면에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매각 작업에 나선 맘스터치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꾸준히 오르는 실적 지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칫 실적이 꺾일 것을 우려해 선제 조치를 단행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맘스터치는 국내 매장 수(1352개) 기준으로 롯데리아(1330개)를 넘어선 1위 업체다. 실적 면에서도 2020년 영업익 283억원에서 지난해 385억원으로 비약적 성과를 거뒀다. 전국 매장 수 1위라는 인프라에 경쟁업체를 웃도는 영업이익이 강점으로 꼽힌다.

2019년 맘스터치를 인수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 흐름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될 때 실적이나 영업익 지표가 꺾이기라도 하면 협상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끌어올린 배달 수요가 리오프닝(경기재개) 여파로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게 자본시장의 분석이다.

더 깊게 들어가면 매각 작업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하는 시기에 팔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 M&A 시장에는 한국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등 경쟁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물들이 일제히 나와 있는 상황이다. 원하는 가격에 흡족하게 매각하기 수월하지 않은 환경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아야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는데 현재 상황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케이엘앤파트너스에서 매각 시기나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를 두고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펼쳐지고 있는 햄버거 M&A 시장 분위기가 경쟁 매물이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이다 보니 혼자 앞서 나가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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