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남도의 '찐맛', 여기 다 있네

전남 목포 항구포차
  • 등록 2020-06-26 오전 5:00:00

    수정 2020-06-26 오전 5:00:00

항구포차 소낙탕탕이


항구의 낭만과 남도의 맛을 품은 ‘항구포차’의 대표 음식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자타공인 ‘맛의 고장’ 전라도. 그중에서도 항구도시 목포는 호남의 대표 도시이자, 자연스럽게 음식문화가 발달한 독보적인 미식의 도시다. 나주·함평 등 호남의 너른 평야에서 나오는 풍부한 농수축산물과 완도·진도·신안 등 섬 지역에서 잡아 올린 다양한 수산물은 목포의 음식문화를 발달시키는 토대가 됐다. 여기에 수많은 상인과 관광객이 오가는 길목마다 음식점들이 줄을 이었고, 커진 상권은 사람들을 모으는 역할을 해 음식의 맛을 더했다.

최근 목포 맛의 진수를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항구포차’가 들어섰다. 과거를 추억하고, 항구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목포시에서 만든 공간이다. 항구포차 개장 소식을 듣고 찾은 지난 18일. 추적추적 내리는 장맛비를 맞으며 서둘러 목포로 향했다. 삼학도 구 해경부두 부지의 컨테이너 부스. 날이 저물자, 다닥다닥 붙은 15개의 포차 안으로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먼저, 포차의 이름부터 눈길이 간다. ‘1009 만인계표차’ , ‘연희네포차’, ‘술취한도깨비’, ‘오거리감성포차’ 등등 저마다 개성을 이름에 담았다. 각 포차의 대표 메뉴도 독특하다. 육회와 꼬막, 비빔밥을 한 접시에 담은 ‘연희육꼬비’부터 닭삵구이, 가거도계절선어회, 삼학코다리, 낙지배추초무침, 차돌박이가리비찜, 오향장육, 목포행완행열차 등등 익숙하면서도 낯선 음식들이 즐비하다. 목포를 대표하는 음식도 많다. 낙지와 민어는 물론 홍어삼합과 우럭간구도 있다. 15개 포차에서 음식 메뉴는 60여 가지가 넘을 정도다.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안줏거리부터 한 끼 식사로도 전혀 손색없다. 목포 대표 음식부터 포차 주방장들의 특색 요리까지 입맛대로 골라 먹는 재미까지 있는 곳이 바로 ‘항구포차’다.

그렇다고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항구포차가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주변의 인프라도 부족하다. 그래도 ‘올드’했던 목포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포차 운영시간은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다. 버스킹 공연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2회 열린다.

항구포차 닭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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