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늘어나니 가격도 올랐습니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탑재되는 DDR4 8 기가비트(Gb)D램 고정거래가격이 3.31달러로 4월 말보다 0.61% 상승했습니다. 지난 4월 11.90% 오른 수치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D램 가격은 상승세입니다.
반면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나 데이터 센터 등에 활용되는 낸드플래시 128Gb MLC 가격은 4.68달러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서버에 함께 이용되는 한 묶음이 아니냐며 가격 변동 차이가 다른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반도체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지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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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세 가지의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반도체 가격을 결정하는 것 중 가장 큰 원인은 시장구도 차이입니다. D램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이 3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어떨까요. 작년 4분기말 기준 삼성전자(35.9%) 이외에도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SK하이닉스·인텔 등이 주요 6개 업체에서 비슷하게 점유율을 나눠갖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메모리반도체는 가격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사이클을 이전까지 길게 살펴 봤을 때 올라가는 시기가 1년, 2년 반복되면 다시 내려가는 사이클도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메모리반도체 사이클 선상에서 2016년부터 2018년 3분기까지 반도체 가격은 큰 폭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당시 전 세계에서 반도체 상위 15개 기업 중 14개 기업이 1분기에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죠. 4분기부터 D램 값이 하락하는 등 시장이 둔화하자 재고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절감 등 방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당시에 반도체 공급사가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대중화에 발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높이려고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렸다”며 “현재 규모가 커진 반도체 시장에서 늘어난 생산량을 줄일 수는 없으니 가격도 쉽게 조절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낸드플래시 반도체는 이미 시장에서 재고량이 충분할 수 있다는 추측입니다. 호황기에 고객의 갑작스러운 주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투자 라인을 확보해 놓았고, 업체들도 반도체 재고를 쌓아뒀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업계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가격이 멈춰 있는 것은 시장이 안정적인 수급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라며 “고정거래가격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맞지만 시장 안팎에 쌓여 있는 재고로 잠깐 둔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한다.’ 반도체는 온도, 습도, 압력 등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클린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입니다. 매일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과 코로나 19에 따른 생활 트렌드 변화로 반도체 가격도 변화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