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기업공개(IPO·상장)가 성사된 기업 하나하나가 마치 자식과 같습니다. 기업의 일생에서는 딱 한 번 뿐인 일이잖아요. 마치 결혼과도 같다고 할까요?”
27일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 만난 하 부장은 또렷한 이목구비에 걸맞게 IPO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 하 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상장사로 임플란트 제조업체 ‘덴티움’을 꼽았다. 덴티움은 한국증권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투서가 들어와 1년 이상을 끌다 올 2월에야 간신히 공모에 성공했다. 기업을 신뢰하고 진위를 파악하고 거래소를 설득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투서의 내용만 믿고 상장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덴티움을 끝까지 믿었다”며 “결국 진실은 밝혀졌고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펩타이드 전문업체 ‘펩트론’, 자가혈당 측정기로 알려진 ‘아이센스’ 등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미승인 기업들이 하 부장의 손을 거쳐 IPO에 성공했다. 그는 “대기업 이외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기업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상장 후엔 너무나 애뜻하고 자식같다”고 말했다.
하 부장은 최근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지난해 4건의 중국 기업을 상장시켰다. 올해도 미국,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 상장하는 해외 기업들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회계가 불투명하고 검증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서다. 하 부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며 “공장에 트럭이 많고 활발히 돌아가고 주차장에 외제차가 많다면 성장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기회를 넓히는 측면에서 보다 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상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중국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