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기업들은 회사채를 다시 발행해 만기를 갚는 차환 대신 돈을 갚는 상환을 택하거나 만기가 짧은 전자단기사채를 이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회사채 만기를 맞는 건설사, 철강업체 중 다수가 회사채 발행 대신 상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월에만 회사채 만기가 4조8880억원에 이르지만 아직 회사채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먼저 최근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 참패를 겪은 건설사들은 만기도래 회사채 중 일부를 차환하고 나머지는 상환할 전망이다.
1500억원 만기를 앞둔 SK건설은 아직 회사채 발행이나 상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다만 50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설정하고 신용등급을 받았다. 회사채 대신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회사채를 상환할 가능성도 있는 것.
전자단기사채는 기업어음(CP)에 비해 투명하고 단기에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높다. 기관들에게 외면당하는 회사채보다는 전자단기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회사채 상환을 위해 자산 매각 카드를 꺼내든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11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 등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며 회사채를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회사채를 차환하는 기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이달에는 현대상선이 2800억원 규모 만기도래를 정부의 회사채 차환 지원을 통해 차환한다. 두산건설은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하며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았다. 이때 마련한 돈으로 이달 회사채 만기를 상환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 사태가 터지면서 아예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은 기업들이 많다”며 “이미 회사채 시장 양극화가 심해져 대부분 현금을 마련하는 등 준비를 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