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보다 약간 작은 이 나라는 1930년 제1회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이며, 통산 월드컵 2회, 올림픽 2회 우승한 축구 강국이다. 우루과이라운드는 세계 자유무역 증진을 위한 첫 다자간 무역협상이 1986년 우루과이에 있는 국제적 휴양지인 푼타 델 에스테(Punta del Este)에서 열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협상은 나중에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이어졌다.
중남미의 ‘스위스’라는 표현은 1950년대 스위스를 방문한 바셰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한 연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스위스 대통령이 ‘아메리카의 스위스인 우루과이의 전 대통령이군요. 환영합니다’라고 언급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유럽의 우루과이인 스위스를 방문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필자가 살면서 느낀 점은 우루과이가 스위스처럼 국토 면적이 작고, 평화를 사랑하며, 두터운 중산층이 뒷받침되는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와 같이 우루과이는 인구 350만 명의 소국이지만 민주주의 시스템과 전통이 확고히 자리 잡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모범국가이다.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었던 시기에 정부의 선제적인 방역조치,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탄탄한 공공의료 시스템 등으로 여타 중남미 국가들보다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우루과이를 공식 방문하였다. 한국의 총리로서는 11년 만에 이루어진 정상급 방문이다. 한 총리는 라카예 대통령 면담 및 우루과이 각료 접견 등을 통해 그간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교류와 협력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양국은 개방 경제를 지향하고 있고,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아시아·태평양과 중남미·대서양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통점을 바탕으로 앞으로 양국이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면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
오는 24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우루과이가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우루과이 대통령은 우리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과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겠지만 축구만은 예외’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각자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