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왜 해?"..몸값 치솟는 `골드 미스`

직장·경제력으로 독신 즐기는 30代 여성… 카드사·쇼핑몰서 귀하신 몸
  • 등록 2007-01-12 오전 7:36:26

    수정 2007-01-12 오전 7:36:26

[조선일보 제공] 싱글 전용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할인 혜택을 준다. 싱글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여하면 참가비를 깎아준다. 매달 1일, 11일, 21일 등 1이 들어가는 ‘싱글 데이’에 카드를 쓸 때마다 할인 혜택을 준다. 국내의 한 대형 카드사가 30대 직장인 독신 여성을 겨냥해 곧 선보일 서비스들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도 직장과 경제력을 갖춘 30대 싱글 여성을 회원으로 확보하려고 50만원 상품권을 내걸었다.

이처럼 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생활을 즐기며 자기 계발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30대 ‘골드 미스(gold Miss)’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포스코 입사 동기인 30대 여성 과장 3명은 사내에서 소문난 노처녀 삼총사다. 이들은 근무시간엔 일벌레로 통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엔 ‘화려한 싱글’로 변한다. 한모(39) 과장과 김모(38) 과장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소문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다.

연봉 6000만원이 넘는 한 과장은 꼬박꼬박 모은 돈으로 지난해 24평 아파트도 샀다. 주모(38) 과장은 퇴근 후 영어 회화를 배우고 주말엔 산 타는 맛에 푹 빠져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지금의 삶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G대기업 고모(여·32·연봉 5000만원대)씨는 새벽에 중국어를 배우고 살사 댄스를 즐기며 주말엔 봉사활동을 하느라 바쁘다. 얼마 전엔 집도 샀다. 고씨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성취하는 삶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골드 미스의 공통점으로 ?대졸 이상 학력 ?중견·대기업 또는 전문직 종사자 ?연봉 4000만~4500만원 이상·개인 자산 8000만원 이상이고, 여기에 해외여행·골프와 같은 고급 취미를 즐기는 취향을 꼽았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과거엔 여성이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결혼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향상돼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여성이 많아져 우리사회의 새로운 계층을 형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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