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에너지·소비株 강세에 상승..다우 0.67%↑

경제지표는 부진..연준 매파적 발언도 이어져
  • 등록 2011-03-30 오전 5:22:53

    수정 2011-03-30 오전 7:10:02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9일(현지시간) 거래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높아졌지만, 주가는 오히려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에도 불구, 공교롭게도 소비 관련주가 급등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81.13포인트(0.67%) 상승한 1만2279.0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21포인트(0.96%) 오른 2756.8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25포인트(0.71%) 뛴 1319.44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외에서 악재가 쏟아진 하루였다. 개장 전 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1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1%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1년여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이어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3.4를 기록했다. 전월 3년 최고를 기록한 후 이달 들어 3개월 최저로 하락한 것.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도 다시 불거졌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추가 강등했다고 밝혔다.

S&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지난 25일 두 단계 강등 이후 나흘만이다. 이로써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은 정크(투자부적격) 등급 직전까지 떨어지게 됐다. 또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낮추고,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유지했다.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프라하에서 "극단적으로 완화된 통화정책에 대한 출구전략 논의가 올해연방준비제도(Fed)의 핵심의제가 될 것이며,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리비아 내전에 따른 중동 및 북아프리카 긴장과 일본 대지진으로 비롯된 방사능 불확실성도 지속됐다.

이처럼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서도 뉴욕 증시는 약보합권 출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해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날 주가 상승에 일부 기여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소비주와 에너지주가 주가 상승에 앞장섰다. 홈디포가 자사주매입을 위해 20억달러 채권을 발행한다는 소식과 아마존닷컴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소식 등이 소비주 강세로 이어졌다.

또 에너지주는 중동 소요로 인한 실적 악화 전망에도 불구, 바클레이즈의 목표주가 상향을 호재로 반영, 일제히 상승하며 주가 강세를 지지했다.

◇ 소비·에너지·통신주 강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4개 종목이 상승했다. 홈디포, 버라이즌, 알코아 등이 1~2%대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도 마찬가지로 소비, 통신, 원자재 및 에너지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주 가운데 홈디포는 자사주 10억달러 어치 매입을 위해 채권 20억달러 어치를 발행한다는 발표에 2.86% 상승했다. 또 아마존닷컴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보도에 3.11% 올랐다.

통신주 중에서는 버라이즌이 1.43% 오르며 업종 강세에 기여했다. 뉴욕 검찰이 AT&T의 T모바일 인수 관련 반독점법 해당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에너지주는 바클레이즈의 목표주가 상향 호재에 아나다코, 아파치, 노블, 옥시덴털 등이 일제히 1% 이상 올랐다. 실적 경고를 내놓은 할리버튼과 슐럼버거도 2~4%대 뛰었다.

반면 주택건설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주택가격지수가 부진하게 발표된 가운데 레나의 실적 악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레나는 3.44% 밀렸고, DR호튼과 비저홈즈도 나란히 떨어졌다.

◇ 소비심리 급속 위축..3년 최고→3개월 최저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3년 최고를 기록한 후 이달 들어 3개월 최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증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반면,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3.4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65를 밑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다. 앞서 지난 2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3년 최고인 72.0을 기록한 바 있다.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감세정책이 연장됐지만, 휘발유 가격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세부 항목 가운데 향후 12개월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 지수가 6.7% 치솟았다.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반면 앞으로 6개월 동안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 소비자들은 17.4%에서 15.3%로 줄었다.

◇ 1월 대도시 주택가격 전년비 3.1% 하락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1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높였다.

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1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1%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1년여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시장 예상치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전년동월 대비 3.2% 하락을 예상했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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