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사피야 노블 교수는 어느 날 구글에서 ‘흑인 소녀’를 검색하다가 매우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딸과 사촌인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잇감을 찾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외설적인 포르노그래피로 가득 찬 화면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책은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 엔진과 인터넷 정보 플랫폼의 운영 시스템, 또 그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미국 한 대학에서 정보학 전공 교수로 디지털미디어를 연구하는 저자가 보이지 않게 차별·혐오·불평등을 생성하고 유통하는 알고리즘의 숨은 속성을 들여다본 것이다.
먼저 주목한 것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 독점 기업들의 검색 알고리즘이다. 수학기호들로 이뤄진 컴퓨터 알고리즘은 인간의 사적 감정이 개입되지 않아 중립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광고 등 사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의 인종차별, 스냅챗의 인종필터 등 실리콘밸리에서 행하는 차별과 편견에 대해서도 고발한다. 또한 인터넷에서 유통하는 가짜 뉴스 등 이용자들이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검색창을 이용하는 동안 검색엔진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됐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지금이라도 관련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알고리즘 기반의 의사결정시스템이 사회에 초래하는 문제점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차별주의자들이 점유하고 있던 상위 검색결과들을 탈환하고 비로소 민주적인 담론을 우리 사회에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