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주 비고, 드릴쉽 쌓이고…답답한 해양플랜트

최근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 연이어 고배
현대重 오는 7월 수주잔량 '0' 위기 가시화
삼성重·대우조선은 미인도 드릴쉽에 골치
  • 등록 2018-04-24 오전 5:00:00

    수정 2018-04-24 오전 5:00:00

지난 1월 나이지리아 라고스 현지 공장에 입항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에지나 FPS.삼성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선 등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 부문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올해 수주량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해양플랜트의 경우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신규 시추사업 진입이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당장 현대중공업(009540)은 올해 7월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0’이 될 위기에 놓였다. 그나마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은 상대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추가 수주 확보 과제와 함께 미 인도 드릴쉽 해소 등 리스크를 끌어안고 있다.

글로벌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최근 10억달러 규모 아프리카 또르뚜(Tortue)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발주를 진행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참가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 코스코(COSCO)-프랑스 테크닙FMC 컨소시엄에 가격 경쟁력에 밀리며 나란히 입찰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의 연이은 해양플랜트 입찰에서도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해 말 요한카스트버그 FPSO 발주와 최근 진행된 북해 유전 요한스베드럽 2단계 건조 발주 역시 놓쳤다. 각각 10억달러 규모다.

해양플랜트 사업의 위기는 지속되는 모양새다. 각 사별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하반기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프로젝트를 올해 7월 인도하고 나면 해양플랜트 일감은 아예 없다.

삼성중공업은 총 5개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거제조선소에서 패트로나스의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15억달러), BP의 매드독Ⅱ FPU(부유식 해양 생산설비, 13억달러), 잠비크 코랄 FLNG(25억달러)를 건조 중이며 나이지리아에서 에지나 FPSO(30억달러), 호주에서 익시스 CPF(해양가스설비, 32억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7억달러 규모 텡기즈셰브로일(TCO) 원유생산 플랜트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그나마 수주잔량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양사는 현대중공업과 또 다른 고민꺼리를 끌어안고 있다. 앞선 프로젝트 이외 또 다른 주요 해양플랜트 사업인 드릴쉽의 미인도 문제다. 드릴쉽과 반잠수식 시추선 등은 다른 해양플랜트 설비들과 달리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진다. 20~40%의 선수금을 받고 최종 인도시 나머지 60~80%의 잔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선박 건조 도중 발주처 경영에 문제가 생길시 조선사 역시 인도가 지연되거나 잔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6척(시드릴 2척, 앳우드 오셔닉 2척, 소난골 2척), 삼성중공업은 5척(시드릴 2척, 퍼시픽드릴링 1척, 오션리그 2척)의 미인도 드릴쉽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시드릴과 드릴쉽 계약을 해지하며 그나마 위험부담을 줄였지만 여전히 각각 4척과 3척의 미인도 드릴쉽이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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