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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 사람도 평창에서는 미국 회사인 비자카드를 써야 한다. 미국과 외교 갈등을 겪는 북한에서 온 선수단과 응원단은 비자카드로 밥값을 낼 수 있을까.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경기장 입장권과 올림픽 경기장 매장에서 결제는 현금 아니면 비자카드로 해야 한다. 비자카드는 전 세계 31억장(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이 발급돼 대중적이라서 불편이 덜할 만도 하다. 그러나 개중에 북한 사람에게 나간 카드는 한 장도 없다.
북미 관계가 나쁜 탓이 아니라 북한의 산업 환경이 뒷받침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자카드 수익 구조를 보면 이해가 더 쉽다. 비자카드 고객은 카드 사용자가 아니라 카드 회사다. 전 세계에 확보한 신용 거래망을 신용카드 회사에 빌려주고 이익을 취하고 있다. 예컨대, 비자카드 거래망을 이용하면 한국 신용카드로 외국에서 신용 거래를 할 수 있다. 여기서 승인이 난 금액에서 일부가 비자카드에 수수료로 돌아간다. 비자카드와 비슷하게 영업하는 곳이 마스터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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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회사가 없는 곳에서 신용 카드 결제 거래망을 팔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비자카드가 없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비자카드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가 전 세계에 세 곳이 있는데, 이란과 이라크 그리고 북한”이라고 했다.
평창에 오는 북한 동포는 꼭 현금만 써야 할까. 북한에서처럼 평창에서도 직불카드를 쓰면 된다. 롯데카드와 비자카드는 합작으로 스티커, 배지, 장갑 등 형태로 된 신용카드를 판매한다. 3만~20만원 사이에서 금액을 충전하고 쓸 수 있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도 선불카드를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동포가 겪을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례에 비춰보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남북 요원의 통제에 따라 동선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돈을 쓰고 싶어도 쓸 기회가 널리 열려 있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