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신용도 낮은 서민대출을 줄이자 수요는 자연스럽게 카드사로 향하고 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2분기 중 장기대출인 카드론 규모는 약 35조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3.5% 증가했다.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심상찮다. 특히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여전채의 금리상승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최근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연 4.5%에 도달하는 등 그동안 3%대를 유지하던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여전채 발행금리 상승은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로 직결되며 운용금리인 카드론의 금리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13%대 수준이던 카드론 금리는 최근 15%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향후에도 여전채 금리의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어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카드론 금리의 추가인상이 우려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하던 일본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수단으로 고려하던 장기국채(10년물)의 수익률 상한선(0.5%)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의 미국 신용평가등급 하향조정으로 미국 국채에 대한 매도세도 미 국채금리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에 투자하던 일본계 자금의 본국 귀환, 미 정부의 재정적자 해결을 위한 추가 국채 발행 가능성도 당분간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세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의 금리상승에 따른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은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현금성 대출수요 증가와 맞물려 카드사의 대출공급 금리의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차주의 이자비용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는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늘고 있는 중금리 대출 등 카드론 수요 증가세와 하반기 조달금리상승 가능성에 대비한 카드사의 위험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선 카드사는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카드사의 입장에서 충당금 적립액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 연체 등 채권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카드사는 신용판매 비중을 늘리고 현금성 대출공급에 대한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