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서는 지난 6월보다 화물연대 파업의 결집력과 강도가 더 세지면서 물류대란의 피해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전운임제 일몰제가 올해 말 폐지되는 만큼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전방위 산업서 피해 이어져…‘산업 시계’ 멈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24일부터 안전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산업계는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6월처럼 시멘트와 소주 등 원자재와 소비자 운송이 중단되기 시작해 철강과 타이어, 화학 등 주요 산업으로로 피해가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재를 제때 받지 못해 건설현장이 멈추고 수출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과 판매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로선 ‘엎친 데 덮친’ 악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화물연대 파업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국내 ‘산업 시계’를 사실상 멈출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파업 당시 일주일이 되기 전에 시멘트 업계는 600억원 규모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고 철강 업계도 30만톤(t) 이상의 철강재를 출하하지 못했다.
울산과 여수, 대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에서는 하루 평균 7만4000t의 석유화학 제품이 출하됐지만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출하량이 7400t으로 90% 급감했다. 완성차업체일들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시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주력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가동률이 50%로 떨어지기도 했다. 중소 업체들의 피해는 이보다 더 크다. 당시 중소 수출업체들은 생산한 물건을 제때 수출하지 못해 수십억원의 손해를 떠안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해수부가 지난 18일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항만별 대비 상황 점검에 나서는 등 화물연대 파업에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대체 수송 화물차를 마련해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하겠지만 정부의 이 같은 대책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가장 좋은 그림은 정부와 화물연대가 협상해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지난 6월처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축할 수 있는 재고에 한계가 있고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 올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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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는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으나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파업의 규모와 강도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을 당부하며 비상대책반을 꾸리기로 했다. 무역협회는 국내 유일의 법정 화주단체인 한국화주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협회는 “이번 집단운송거부는 안전운임제 존폐와 관련돼 있어 규모와 강도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화물운송 현장에서 극심한 혼란이 예상돼 사전수송부터 출하일정 조정 등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