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물론 정부에서도 인터넷은행 활성화에 필수적인 금산분리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으로는 산업자본(ICT기업)은 의결권 지분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고, 금융위 승인을 받더라도 비의결권 지분 포함 10%밖에 보유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다음카카오(035720), KT(030200), 인터파크(108790) 정도만 컨소시엄을 꾸려 연내 도전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사업권 획득에 가장 열성적인 곳은 다음카카오와 KT다. 다음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컨소시엄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나선다고 공식화했고, KT 역시 4%라는 적은 지분만 허용된 상황이나 은행·증권사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연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와 KT가 연합 컨소시엄을 꾸릴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서로 다른 짝짓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일단 ‘인터넷은행 1호’에 발을 담근 뒤 법 개정이후 증자 등을 통해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G이니시스는 주도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던 계획을 바꿔 유력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KG이니시스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든, KT든 인터넷 뱅크를 설립하려는 유력회사와 연대해 하려 한다”면서 “참여 지분은 4%가 될 수도 7%, 10%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증권사 키움증권의 노하우를 가진 다우기술과 게임 외에 잇따라 결제·쇼핑 기업을 인수하며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는 소극적이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4%밖에 못들어가면 투자자 개념인데 그렇게 들어갈 생각은 없다”면서 “빨리 하는 것보다는 잘 짜서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수익성이나 평가기준 등을 고려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인터넷은행 참여 검토를)얘기한 것은 스터디 차원이지 짝짓기를 위한 검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아직 수익성과 사업 가능성, 역할 등을 많이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비인가 사업자수 관심…주가는 뜨는데 법 개정은 난망
다만, ICT 기업들은 인터넷은행이란 화두가 주가에는 호재이나 현실적인 사업 여건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간 짝짓기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6일 기준 전일보다 5.49% 오른 6만 730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만 신동우 의원(새누리)을 통해 산업자본 50% 지분보유법을 발의한 금융위조차 열심히 뛰지 않는다”며 “김기식 의원(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금산분리에 반한다며 관심조차 없어 법이 언제 통과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은행에 따르면 30% 넘는 고금리를 받는 대부업계와 일본계 저축은행의 국내 가계신용대출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면서 “중산층·서민살리기에 관심 있다는 야당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여는 인터넷은행에 부정적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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