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취임 선서식을 통해 유엔내 개혁과 신뢰회복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힌 반 총장은 뉴욕 특파원들과의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를 거듭 강조했다.
반 총장은 14일(현지시각) 오후 맨해튼 한국 영사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사무국 개혁을 비롯해 유엔 전체의 조직과 인력에 대한 혁신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런 일에는 늘 저항 세력이 있고 반대가 많지만 이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유엔 회원국과 사무국간의 불협화음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좀더 투명하고 책임성있고 직원들이 제 기능을 하는 유엔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11월 말까지는 한국 외무장관으로서 내가 이 문제를 관장했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6자회담의 틀에서 좋은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18일부터 6자회담이 재개되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반 총장은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특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반 총장이 북핵 문제를 주도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에 대한 반 총장의 개입은 비공식적이고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여성 유엔 사무 부총장 탄생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는 등 사무국 인선 문제에 대한 의견도 공개했다.
사무국 고위직에 대한 지역안배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확답을 피했다. 다만 반 총장은 "아시아는 제가 사무총장이니까 힘들 것이고, 지역이 몇 개 안되니까 좀더 기다려보자"며 "일부 사무 부총장의 경우 오는 12월31일 임기가 끝나지만 약간의 공석이 되더라도 인선을 잘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3~4일간 한국을 방문할 것이며 이때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분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한국적 경험을 이용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힘쓰겠다"며 "대한민국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조국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뜻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모두 한국으로부터 받아왔고, 앞으로도 받을 것"이라며 "비록 사무총장으로서 행동이나 마음으로 이를 다 표현 못하더라도 널리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