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가전도 '렌탈 시대'…"부담 덜고, 신제품 써요"

정수기 이어 냉장고·세탁기도 빌려 써
LG전자 5년간 렌탈 연평균 성장률 30%↑
3분기부터 '구독'과 통합…"성장 모멘텀으로"
  • 등록 2023-08-02 오전 6:00:00

    수정 2023-08-02 오전 9:07:02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냉장고 가격이 너무 비싸서 걱정했는데 렌탈 서비스라는 게 있더라고요. 혜택도 좋고 오래 쓰면 아예 내 것이 되는 거라 렌탈하기로 했어요.”

15년 넘게 쓰던 냉장고를 바꾸기 위해 신제품을 검색하던 주부 신모(57)씨는 400만원에 육박하는 냉장고 가격을 보고 놀랐다. 고물가와 맞물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큰돈을 내기 쉽지 않았던 그는 가전 렌탈 서비스 설명을 듣고 바로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신씨는 “냉장고도 렌탈을 하는지 처음 알았다”며 “초기 비용 부담도 적어진 데다 카드할인 등을 받으면 (렌탈비가) 새로 사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바로 선택했다”고 했다.

LG전자 모델들이 팝업스토어에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MoodUp)’을 체험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렌탈 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정수기, 안마의자와 달리 소위 ‘백색가전’이라 불리는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도 빌려 쓰는 시대가 왔다. 2009년 정수기를 시작으로 렌탈 사업을 시작한 LG전자(066570)는 렌탈 시장이 점차 커지자 에어컨, 세탁기 등 17종으로 렌탈 서비스 확대하고 앞으로 올해 하반기 실적 성과를 내기 위한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선택했다.

1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G전자의 렌탈·케어십 서비스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LG전자의 렌탈 계정 수가 지난 2020년 270만개에서 지난해 300만개로 최근 2년간 연평균 5%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출 또한 지난해 렌탈사업에서 7344억원(리스료 수익)을 기록하며 5년 전인 2017년(1605억원) 대비 4배 넘게 늘었다.

렌탈 서비스의 장점은 △초기 구매 비용 절감 △무상 A/S 등이 대표적이다. 5~7년간 해당 제품을 렌탈하면 정수기 렌탈처럼 계약 기간 동안 무상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모델을 다시 렌탈하거나 사용하던 가전을 소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 또한 비스포크, 그랑데 등 가전과 SK매직의 방문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스페셜 렌탈 서비스(Special Rental Services)를 제공하는 등 가전 렌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스토어 대치점에서 ‘비스포크 패널 할인행사’를 소개하는 삼성전자 모델들.(사진=삼성전자 제공)
LG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렌탈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미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렌탈 서비스를 사업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단 의지를 밝혔다. 특히 올해 3분기부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렌탈 사업과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렌탈 기간을 3~6년으로 대폭 줄이고 고객이 직접 계약 기간을 선택하는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전 교체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 사용기간과 더불어 다양한 제품 옵션, 서비스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도 있다”며 “그러면서 가전 교체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보고 주력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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