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약세를 보이던 건설주가 서서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용 잔액이 확대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내년부터 본격적인 주택 분양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앞선 하반기부터 건설주에 긍정적인 흐름이 관찰될 것이란 분석이다.
| 14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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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77.11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4월14일, 77.66) 대비 0.7%(0.5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571.49에서 2479.35로 3.6%(92.14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
대형주 위주로 오름세를 보였다.
DL이앤씨(375500)는 이날 3만5300원으로 마감해 한 달 전(3만3400원)보다 5.7% 올랐다.
삼성물산(028260)은 11만원에서 11만400원으로 0.4% 상승했다. 반면
대우건설(047040)은 이날 4220원을 기록해 전월(4230원) 대비 0.2% 하락했다.
현대건설(000720)도 3만9300원으로 마감해 전월(3만9650원)과 비교하면 0.9% 소폭 떨어졌다.
건설주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 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성명서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 종료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연준 위원들이 ‘얕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주담대 금리는 이미 하락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예금은행의 주담대 신규취급액 평균금리는 4.4%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4.82% 대비 0.42%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3.44%로 집계돼 국내 기준금리(3.5%)를 하회했다. 이를 기초로 산정되는 주담대 변동금리는 오는 16일부터 추가 하향될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자 대출 금액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803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3월 증가폭(2조3000억원)보다도 더 확대됐다.
| 출처=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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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주담대 금리 하락과 미분양 주택수 감소가 대략의 1년의 시차를 두고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만큼 하반기 건설주가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효과가 신축 분양 경기와 구축 실거래 경기 호전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2024년부터”라며 “올해 하반기 말로 갈수록 주택 도급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에 대한 시장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는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시장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금리 안정화와 함께 주택 관련 일부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주택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만큼 해외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