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지난 20일 한겨레를 통해 “회사가 인력이 없는데 애가 일도 잘하고 착하니까 야간조에 투입하려고 회사에서 처음에 강요식으로 한 것 같다. 인원보충을 위해 거의 반강제로 투입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딸 A(23)씨가 스스로 야간 근무를 ‘선택’한 게 아니란 것이다.
사고 당일 A씨와 함께 야간 근무를 하다 먼저 퇴근한 연인 B씨도 한 매체를 통해 “가뜩이나 사고가 난 날엔 야간조 인원이 2, 3명 부족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역시 A씨를 ‘소녀 가장’이라고 묘사한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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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장례를 치르는 동안 허영인 SPC 그룹 회장 등 많은 회사 관계자가 빈소를 다녀갔지만 아무도 왜 딸이 혼자 그곳에서 일을 하다 변을 당했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왜 그 기계에는 안전장치가 없던 건지, 왜 2인 1조라는 매뉴얼은 안 지켰던 건지 누구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기계에 안전장치 하나 다는 게 힘든 건가? 노동자를 기계로 보는 게 아닌 이상 어떻게 그런 기계에서 일하라고 했을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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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SPL 제빵공장을 찾아 사고 발생 현장인 2공장 냉장 샌드위치 라인 중 다수의 교반기에 인터록이 없는 점을 질타했다.
의원들은 “인터록의 개당 가격은 30만 원에 불과하다”며 “SPC가 이를 설치하지 않아 청년 근로자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탄식했다.
강동석 SPL 대표이사는 사고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묻는 의원들에게 “CC(폐쇄회로)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고다 보니 이 사고가 왜 났는지 저희도 의문이고 현재 조사 중”이라며 “같이 근무하던 근로자가 자리를 비운 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추측하는 정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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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직원들 상조 지원품에 포함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사고가 발생한 뒤 SPC 측 대응은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SPL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경찰은 현장 안전 책임자인 SPL 평택 공장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며 사고 경위 파악에 집중해왔다.
고용노동부도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