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대부분의 SAP 고객사들은 ERP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는 한 향후 오라클 DBMS를 빼고 SAP 제품만을 사용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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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SAP는 이 제품을 기존의 DBMS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SAP 코리아 관계자는 “전혀 새로운 코딩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SAP 하나에서만 구동된다”고 설명했다.SAP는 기존의 ERP 제품 또한 단계적으로 오라클 및 IBM DBMS에 대한 지원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2025년 이후에는 기술지원을 전면 종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글로벌 사업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전 세계 200개 가까운 지사 및 법인의 IT시스템을 SAP ERP 기반으로 구축하는 G-ERP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G-ERP는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과 협력사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실시간 경영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다. 삼성전자 ERP 데이터의 처리·수집·저장은 오라클의 DBMS가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SAP가 오라클 DBMS에 대한 기술지원을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는 SAP 하나 기반의 ERP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DBMS는 사실상 ERP와 같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담는 바구니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구축을 위해 DBMS를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동안 세계 ERP 및 DBMS 시장은 SAP와 오라클 간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두 회사가 사실상 지배해 왔다. 하지만 SAP가 자체 DBMS를 개발하고 자사 제품에서만 ERP가 구동되게 함으로써 오라클과의 동맹관계를 끊었다. 오라클 역시 DBMS 1위 자리를 이용해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라는 ERP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SAP의 시장 지배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