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오라클과 결별..삼성전자, SAP 하나 DB 택할까

SAP, 23년만에 ERP 신제품 출시..오라클과 협력관계 끊어
삼성전자 등 SAP ERP 고객사, DB 시스템 SAP로 바꿔야
  • 등록 2015-03-18 오전 2:11:05

    수정 2015-03-18 오전 9:25:5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SAP가 23년만에 새로운 전사자원관리(ERP)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하는 전략을 택했다. SAP의 DBMS 플랫폼인 ‘SAP 하나(HANA)’에서만 자사 ERP가 구동되도록 만들어 오라클이나 IBM 등의 DBMS와는 함께 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대부분의 SAP 고객사들은 ERP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는 한 향후 오라클 DBMS를 빼고 SAP 제품만을 사용해야 할 전망이다.

SAP는 이번 ‘S/4 하나’ 제품을 출시하면서 IT시스템의 간소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제공=SAP)
17일 SAP 코리아에 따르면 새로운 기업용 소프트웨어인 ‘SAP 비즈니스 스위트4 SAP 하나’(이하 SAP S/4 하나)를 국내에 출시했다. 인메모리 기반 DBMS인 하나 플랫폼에 ERP를 최적화 시킨 것으로 ‘SAP R3’ 제품 출시 이후 23년만의 신제품이다.

주목할 점은 SAP는 이 제품을 기존의 DBMS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SAP 코리아 관계자는 “전혀 새로운 코딩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SAP 하나에서만 구동된다”고 설명했다.SAP는 기존의 ERP 제품 또한 단계적으로 오라클 및 IBM DBMS에 대한 지원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2025년 이후에는 기술지원을 전면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AP가 ERP 최대 구축 사례로 내세우고 있는 삼성전자가 향후 DBMS 시스템을 SAP 하나로 교체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글로벌 사업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전 세계 200개 가까운 지사 및 법인의 IT시스템을 SAP ERP 기반으로 구축하는 G-ERP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G-ERP는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과 협력사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실시간 경영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다. 삼성전자 ERP 데이터의 처리·수집·저장은 오라클의 DBMS가 담당하고 있다.

형원준 SAP 코리아 사장은 지난 1992년 삼성전자 재직 당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SAP 본사를 방문했으며 SAP 코리아에 재직하면서 삼성전자 G-ERP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따라서 SAP가 오라클 DBMS에 대한 기술지원을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는 SAP 하나 기반의 ERP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DBMS는 사실상 ERP와 같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담는 바구니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구축을 위해 DBMS를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동안 세계 ERP 및 DBMS 시장은 SAP와 오라클 간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두 회사가 사실상 지배해 왔다. 하지만 SAP가 자체 DBMS를 개발하고 자사 제품에서만 ERP가 구동되게 함으로써 오라클과의 동맹관계를 끊었다. 오라클 역시 DBMS 1위 자리를 이용해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라는 ERP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SAP의 시장 지배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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