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에 벅찼던 尹경제팀…규제·세제 고쳐 민간주도성장 길 트나

[尹정부 출범 한달]경제팀, 2차추경·민생대책 등 비상체제
秋, 상의부터 골목시장까지, 기업인·소상공인 접점 넓혀
역대 경제수장들, 과감한 정책 주문…곧 경제정책방향 발표
  • 등록 2022-06-10 오전 5:41:00

    수정 2022-06-10 오전 5:41: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공지유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달 10일 취임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경제 역동성을 되살려 저(低)성장의 고리를 끊어내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세제 개편을 예고했지만 점점 짙어지는 경제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의 국수제조업체를 찾아 소상공인의 애로사항 청취 및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경제팀 수장을 지냈던 역대 기재부 장관들은 현재 경제가 복합적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새 정부에 법인세 인하와 연금 개혁 등 적극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민간·기업·시장 중심 성장” 외친 秋, 현장으로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취임 후 지난 한 달 간 현장을 다니며 기업인과 소상공인 등을 만나 정책 방향을 짜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가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찾은 현장은 서울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이 곳에서 코로나19와 물가 상승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애로 상황을 살폈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이달 5일에는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가 “민생안정 관련 대응방안들을 지속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인들과도 적극 만나면서 규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 이달 2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가 “과감한 규제 혁파와 법인세 등 세제 개편을 통해 기업 주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 활성화의 핵심은 국내 주력 산업과 벤처 등 신성장 산업 모두 해당된다. 추 부총리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벤처기업인들을 만나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 조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엄중 경제 상황에도 적극 대응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취임 후 곧바로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지시했고 코로나19 피해계층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2차 추경안을 곧바로 마련,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첫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가 이제 막 출범했지만,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도 없이 비상한 각오로 바로 출발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나타냈다. 이어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식료품·식자재 원가 부담 완화 등 민생 안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5월 소비자물가가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5.4%를 기록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낮추는 등 경기 하방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열린 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물가에 따른 민생경제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 회복세 둔화와 물가의 큰 폭 상승 전망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크다”며 “모든 부처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관 분야 물가 안정은 직접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역대 경제수장들 “법인세 낮추고 재정 지속성 높여라”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을 맞아 역대 정부에서 경제팀 수장을 맡았던 기재부 장관들은 새 정부에 다양한 조언을 쏟아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열린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정책방향 특별대담’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윤증현·박재완·현오석·유일호 전 장관이 참석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저성장·고실업·양극화·사회갈등이 모두 작용하는 총체적 복합 위기라고 진단하고 최대 과제로 물가 안정과 경기침체 가능성 차단을 꼽았다. 윤 전 장관은 “감세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 기업 투자·고용을 촉진하고 노동계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불법파업을 중단하는 등 경제주체들이 모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만수 전 장관은 법인세를 낮출수록 세수가 늘 것이라며 ‘세율 인하는 증세’라는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강 전 장관은 “법인세 수준은 투자지 결정의 핵심요소로 경쟁국 수준과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박재완 전 장관은 연금 개혁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반 전 장관은 “한국은 부채 증가세 속도가 가파른데 복지 등 의무지출 비중이 상승세여서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는 부채를 통제하기 어렵다”며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 투표와 재정준칙 앞당겨 시행 등을 주장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공급 확대 등 과감한 부동산 대책, 퍼주기 지출 폐지 등 재정 여력 회복, 노동 개혁과 규제 개혁 추진, 사회보험 장기 재정 안정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오석 전 부총리는 혁신·형평을 두 개의 중심축으로 제시하면서 정책 일관성 유지와 경제팀 역할 분담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정부는 다음 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 추 부총리는 “민간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와 세제를 과감히 개편하겠다”며 “5대 부문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경로를 업그레이드하고 당면 현안인 물가와 민생 안정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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