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군공 CIO “올해 패러다임의 변곡점…벤처투자 활성화해야”

패러다임 전환 고려해 신기술 투자 확대
국내외 VC 발굴…“시드 단계 수익 향유”
해외 대체투자 수익확정형 강화
증시 불확실성 여전…배당형 중심 투자
  • 등록 2019-04-15 오전 5:20:00

    수정 2019-04-15 오전 5:20:00

△김재동 군인공제회 부이사장(CIO)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군인공제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만큼 신기술 투자를 확대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박정수 김무연 기자] “우리는 현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 미국 일변도의 경제 성장에서 신흥국이 부상하고 있고 중국의 물동량은 둔화하고 있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할 때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군인공제회 본사에서 만난 김재동 군인공제회 부이사장(CIO)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다른 어떤 투자보다 벤처캐피탈(V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를 비롯한 정치, 사회, 산업 등 모든 부문에서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VC 초기 투자를 단행하는 ‘시드’(seed) 단계에서의 수익 잠재력을 이제는 향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CIO는 올해 대체투자와 채권투자, 주식투자에서는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고 신시술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패러다임 전환…VC 투자 활성화

김 CIO는 올해 VC 투자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김 CIO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 봤듯이 ‘탈세계화(디글로벌리제이션)’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했던 기존의 투자 환경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5G가 상용화하면서 스마트폰을 중심의 산업군 변화도 활발히 나타날 것”이라며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만큼 신기술 투자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군인공제회는 단순히 VC 출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드 단계의 수익을 향유할 투자처를 발굴할 방침이다. 김 CIO는 “기업공개(IPO)를 할 정도의 궤도에 오른 기업의 투자 수익은 한정적이다”며 “초기 단계의 투자를 통해 잠재력 높은 성과를 누릴 수 있는 VC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군인공제회는 해외 VC 투자를 통해 신기술 투자는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군인공제회는 세컨더리(기존에 투자된 구주를 되사는 방식) 전략의 해외 VC에 총 3000만달러(약 340억원)를 투자했다. 호슬리 브릿지 파트너스(Horsley Bridge Partners)와 탑티어 캐피탈 파트너스(Top Tier Capital Partners)에 각각 1500만달러씩 출자했다. 호슬리 브릿지 파트너스는 미국과 영국, 중국 등에 지사를 둔 VC이며 시드투자에 있어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탑티어 캐피탈 파트너스는 벤처펀드 투자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는 VC다. 김 CIO는 “해외를 비롯해 국내 VC 투자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외 대체투자 경쟁 심화…수익 확정형 투자 강화

군인공제회는 대체투자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수익 확정형 투자를 강화한다. 김 CIO는 “대체투자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여전히 ‘드라이파우더(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가 늘어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 투자거래 확대에 참여가 가능하고 운영과 성과보수에 있어서 비용 절감이 가능한 코인베스트먼트(공동투자)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군인공제회는 하버베스트와 440억원 규모의 코인베스트먼트 펀드 투자를 검토 중이다. 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는 정기적인 이자수입을 지급하는 대출투자인 디스트레스드(Distressed) 전략의 전문투자형 펀드에 4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승인했다.

김 CIO는 “해외 대체투자는 선진국 중에서도 유럽과 호주를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오피스와 인프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승인된 투자를 보면 영국 런던 오피스 빌딩 리파이낸싱 메자닌 대출 펀드(250억원), 한화 영국 환경인프라 펀드 1호(371억원), AIP 수송인프라 펀드 1호(217억원) 등이다.

김 CIO는 “국내 대체투자도 수익 확정형 자산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안정적 수익 창출과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블라인드 펀드 투자는 지속해서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군인공제회는 최근 쌍용양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총 600억원을 투자했다.

불확실성 여전…안전자산 투자 확대

김 CIO는 연초 주식시장 상승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보수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김 CIO는 “작년과는 다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 변화가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고 중국의 3월 구매자관리지수(PMI)의 회복이 증시 환경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며 “연초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증시 상승은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전망치를 3.3%로 내려 잡았다”며 “아직은 글로벌 경제 회복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갈림길에 서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2분기 이후로도 회복세를 보여야 본격적인 증시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군인공제회는 올해 자산 비중을 큰 변동 없이 기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군인공제회의 회원 납입금과 수익금을 합친 전체 자산은 10조7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67억원 증가했으며 자산운용 수익률은 3.8%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부동산이 2조9781억원으로 2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체투자가 2조507억원으로 19% 수준이다. 이어 주식(1조2966억원)과 채권(1조2821억원) 비중이 각각 12%다. 사업체 및 기타 부문은 3조1781억원(29%)이 운용되고 있다.

한편 군인공제회는 올해 목표 수익률을 4.1%로 설정했다. 김 CIO는 “단계적인 주식 비중 확대는 검토하고 있지만 주식투자는 인컴(배당)형을 중심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채권투자는 시장 전망이 긍정적인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를 중심으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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