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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필드파크(미국 뉴저지주)=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은 원래 이직이 활발했는데, 코로나19 이후 더 잦아졌습니다. 한국도 공개 채용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수시 채용이 대세가 될 겁니다.”
미국 최대 한국계 헤드헌팅업체 HRCap의 김성수(61)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리지필드파크에 위치한 HRCap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미국 취업시장의 최일선에 서 있는 인사다. 기업과 인재를 연결해주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등보다 변화의 폭이 크다는 걸 실감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화 위해서는 상시 채용 불가피”
김 대표는 LG 미주본부 인사부장 출신의 인사관리(HR) 전문가다. 지난 2000년 미국 뉴저지에서 HRCap을 창업했다. 현재 1000여개 회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굴지의 헤드헌팅 업체로 성장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대기업 주요 계열사들을 비롯해 아마존, 구글, 머크, JP모건, HSBC, KPMG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HRCap을 통해 인재를 구하고 있다. HRCap이 보유한 인재 데이터베이스(DB)만 해도 60만명이 넘는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팬데믹 이후 직장인들이 대대적으로 퇴사와 이직을 고려하면서 직장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며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졌고, 직장(조직)의 성장과 함께 개인의 비전 달성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현상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금융정보제공업체 뱅크레이트의 8월 구직자 설문 결과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인 55%가 현재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이를 ‘대대적인 퇴사현상(2021 Great Resignation)’이라고 불렀다.
한국 특유의 공채 문화는 이른바 ‘스펙’을 통해 신입 사원을 한꺼번에 뽑는 식이다. 그런 만큼 채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 한국 기업들이 공채 절차를 4차, 5차까지 길게 두는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의 방증이다. 다만 경력자 수시 채용은 철저하게 실질적인 기술·역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재 풀을 가진 HRCap 같은 전문업체들이 있어 채용 관련 리스크가 작은 편이다.
HRCap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제외한 국내 주요 500대 기업 중 52%는 상시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그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용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며 “한국 기업들도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기업의 디지털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기업의 성패는 디지털이 갈랐다”며 “비대면 문화를 위해 디지털을 융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 실질적 업무능력 중심으로”
김 대표가 이끄는 HRCap은 최근 뉴저지주의 경제 저널인 NJBIZ의 ‘일하기 좋은 기업(Best Places to Work NJ 2021)’ 평가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톱120에 선정됐다.
베테랑 HR 전문가인 그는 동시에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님’이다. 그가 그리는 HRCap의 미래상은 무엇일까. 그는 “복지와 연봉만큼 중요한 게 기업과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위에 놓이기 보다 회사가 개인의 비전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등을 쌍방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직원은 회사에 무엇을 더 기여해야 하는가까지 생각하는데, 그게 변화를 주도하는 전문성”이라며 “회사들은 결국 그런 인재를 뽑고 싶어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대표는…
△1960년생 △서울대 교육행정학 석사 △LG전자 HR팀 △LG인화원 기획팀 △LG 미주본부 인사부장 △HRCap 설립자 겸 대표(2000년~)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뉴욕지부 평의원 및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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