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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삼구아이앤씨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구자관 대표는 “2010년부터 계획했던 연매출 1조원을 올해 달성한만큼, 내년부터는 해외시장 공략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삼구아이앤씨는 국내 1위 HR서비스 업체다. 총 22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 8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29% 오른 1조 1000억원 매출을 예상한다. 일반적인 기업체 인력 공급뿐만 아니라 일부 고객사에겐 제조위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삼구아이앤씨는 충북 증평군에 제조위탁을 위한 공장도 마련했다. HR서비스 전반을 아우른다는 게 궁극적인 사업 방향이다.
삼구아이앤씨는 구 대표가 ‘먹고 살기 위해’ 1968년 창업한 청소업체가 모태다. 당시 구 대표는 자본이 가장 덜 들어가는 서비스업체를 생각하고 누구도 하지 않으려 했던 청소대행업을 시작했다. 구 대표와 청소용역 아주머니 두 사람으로 시작한 회사는 점차 청소대행을 넘어 인력공급업체로 성장했다. 그 결과 50년 만에 매출 1조원, 전체 인력 2만 8000명의 굴지 회사로 도약했다.
삼구아이앤씨의 매출 1조원 달성은 구 대표의 말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국내에 6만여개 업체들이 난립할 정도로 HR서비스 시장 자체가 영세하기 때문. 구 대표는 “50년 전 청소 도구 두어개로 시작한 사업이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며 “인력서비스 회사가 매출 1조원을 한다는 것은 제조업에서 매출 20조원과 비슷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인만큼 잡음과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어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반대로 사람을 중시한다면 사업을 키우는 게 용이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구 대표의 이 같은 ‘사람중심’ 철학은 삼구아이앤씨 사세 확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최근 1~2년새 도산한 중소 인력공급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부분 대기업에게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지만 재무상태가 부실한 곳들이다. 그간 삼구아이앤씨가 인수한 업체들은 빠른 시일안에 정상화, 올해 1조원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중소 인력공급업체가 도산하면 애꿎은 근로자들만 피해를 받는다”며 “때문에 이런 업체들을 우리가 인수해 정상화하고 해당 근로자 고용을 승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업체 근로자들을 위해 그간 연체했던 월급부터 미리 끌어다 지급한다”며 “수익률 1~2%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쳐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 차례 시행 착오도 겪었다. 5년 전 기회가 돼 진출했던 카타르의 경우 현지 문화는 물론, 외국인투자기업 제약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지난해 법인을 정리해야만 했다. 구 대표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잇단 베트남 진출에 맞춰 인력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계산에서다.
구 대표는 “연내 베트남 하노이 인력공급업체 인수를 마무리 짓고 현지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이후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 5만명과 해외 5만명 등 총 10만명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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